어느 목사님이 심방 갔는데, 집에서 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사실 요즘 심방 한다고 집에서 준비하는 가정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이게 익숙하다 보니, 혹 집에서 식사 준비를 한다는 소리가 들려오면 심방 가는 저 역시도 부담이 되곤 합니다. 이 음식 준비하려면 메뉴 선정해야지, 시장 봐야지, 또 준비해야지, 심방대원들이야 먹고 나면 끝이지만 그 가정은 다 치워야 할 거 아니겠습니까?
한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 목사님은 유독 한 가지 음식을 맛나게 드시며 “맛있네요~”를 몇 번 말하셨다는데요. 그 정성껏 준비한 많은 반찬들 중 목사님이 맛있다고 한 반찬만 ‘사 온 거’였다네요. 또 목사님이 심방을 갔습니다. 그 가정엔 꽤 연로한 남자 어르신이 댁에 계셨구요.
목사님은 어르신의 연세를 묻지 않으시곤, “어르신, 건강해 보이세요. 백수 하시겠는데요~~”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신 그 어르신은, “목사님~~ 그럼 나보고 내년에 죽으라구요??” 그 분은 99세 되신 할아버지였다네요. 낚시를 좋아하는 집사님이 주일날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 집사와 친한 집사에게 담임 목사님이 물었다죠?
“집사님이 안 보이시는데, 어디 가셨어요?”
“목사님, 사실 낚시 가느라 주일예배를 빼 먹었습니다.”
“에고~ 다리나 똑 부러져라~~” 목사님은 웃으며 반농담으로 말씀 하셨구요.
주일날 저녁에야 낚시터에서 돌아온 그 집사님이 친한 집사님에게 전활 걸었답니다.
“목사님이 별 말 없으셨어요?”
“집사님이 주일날 보이질 않았는데 왜 별 말 없으셨겠어요?”
“뭐라 하셨는데요?”
“‘추운데 옷은 따뜻하게 입고 가셨겠죠?’라고 하십디다.”
그 다음 주일 낚시를 갔던 집사님은 예배 후 목사님에게 찾아와 “제가 저번 주일 낚시 가느라 빠졌는데, 목사님이 야단치시지 않고 옷 따뜻하게 입고 갔냐 물어 주셔서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앞으론 주일날 낚시하러 가지 않겠습니다” 하고 인사 하셨다네요.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약 3:1~2)
이 말씀이 오늘 왜 이렇게 크게 마음에 다가 오는지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요. 목회자로 살아가며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입장에 선 사람이라, 늘 조심한다고 하지만 말실수는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때론 하지 않은 말도 목사가 했다고 들리기도 하고, 때론 진짜 했음에도 불구하고 낚시터 이야기 속 집사님처럼 그 말을 막아주고, 은혜롭게 넘어가 줘서 별일 아닌 듯 된 일들도 굉장히 많을 겁니다.
“주님~ 제 입술에 은혜의 언어, 품격의 언어, 사랑의 언어를 허락하옵소서.” 이 기도가 저절로 나오는 날입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