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은혜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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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은혜가 있네~~!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08.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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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며칠 전, 토요일 오전, 이종수 안수집사가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목사님~ 이종수 집삽니다.”
“응~ 웬일?”
“오늘 시간 좀 있으세요?”
“고럼~ 내는 남는 게 시간이여~~ 그런데 무슨 일 있어요?”
“네~ 사실 저희 아버지가 두어 달 밖에 못 사신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제가 모시고 있는 목사님 인사시켜 드렸으면 해서요. 혹 가능하세요?”

이종수 집사 아버님이 몇 해 전 암수술 받으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에 위독해지셨나 했습니다.

“그럼 어디로 가면 되는데요?”
“네 감사합니다. 지금 부여에서 부천으로 오셔서 순천향병원에 입원해 계세요.”

두어 달 밖에 못 사신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으신 이명규 집사님은 병실에 누워 계셨습니다. 누워 계시는 집사님을 보는데 ‘어! 은혜가 있으시네~~!!’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연인즉, 이종수 집사 아버지인 이명규 집사님은 1987년 아침 출근하는 시간에 졸음 운전자와 교통사고가 크게 일어났고, 의사가 가망 없다는 말을 했답니다. 이 말을 들은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중환자실 앞에서 울고 있는데, 어느 분이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빌라는 말을 했답니다. 이 말을 듣곤 할아버지와 어머니는 교회로 달려가서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했는데, 그 가망 없다는 이명규 집사님은 뜻밖에 깨어났습니다.

그 기적을 체험한 할아버지는 평생 새벽기도를 하시면서 교회 종을 치고, 교회건축위원장도 하시고, 사촌들까지 다 전도해서 주님께 인도하기도 하셨구요. 훗날 존경받는 장로님이 되셨고, 몇 해 전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생명이 연장되기는 했지만, 너무 큰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전신마비가 되어 30년 넘는 세월을 침대에서 누워 지내야 했습니다. 몸을 아무리 닦아 드려도 여름이면 욕창도 나고, 매일 누워 있어 움직이지 못하니 소화기관에도 문제가 생기고, 암과 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0년이 넘는 긴 세월을 누워 지내면서도 주님과 교제하고 기도 하면서 동행하셨습니다.

지금 의사가 두어 달 밖에 더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내린 이 시점에도 이명규 집사님은 시골농부의 순전한 미소, 긍정적인 태도, 감사를 잊지 않은 삶의 의연함을 갖고 계셨습니다.

바쁘시다는 소릴 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찾아와 주셨냐며 반갑게 맞아 주시는 집사님에겐 사형선고를 받은 모습이 아니라, 두어 달 후에 주님과 함께 있게 될 기대가 있는 은혜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그 병실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세월을 함께 한 모습을 볼 수 있었구요. 함께 심방에 동행하신 진명자, 정순애 전도사님도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와 똑같은 감동을 받았는지 ‘어~~ 은혜가 있으시네~’하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30년 넘는 세월을 누워만 계신 분이 도저히 갖고 계시지 못한 모습을 갖고 계셔 처음엔 깜짝 놀랐고, 간증을 잠깐 들으면서는 ‘역시~! 주님과 동행하신 분이구나!’하는 마음이 들더라나요.

베드로는 죽기 전날 감옥에서 잠들 수 있었고, 바울과 실라는 많이 맞고 옥에 갇힌 날 주님께 찬송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명규 집사님은 감옥 같은 침대생활이었지만 주님과 동행한 아름답고 감사한 세월로 보내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감사와 은혜는 환경, 처지의 문제가 아니다…’ 동의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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