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도망 치셨다면서요?”
문종수, 박수영 집사의 둘째인 올해 5살 난 꼬마 예담이가 금요기도모임에 오는 중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제게 한 말입니다.
“엥? 어떻게 알았니?”
“다 아는 수가 있죠. 누나가 말해줬어요~! 목사님이 런닝맨 하다가 자동차 타고 도망치셨다고요. 근데 어디 숨으셨었어요?”
“너희 누나가 무서워서 ‘아름다운가게’(교회 안 공익사업 점포)에 숨어 있었어~”
“아~ 그랬구나. 그래도 그렇게 무서우셨어요?”
“응 진짜! 무서웠어~~” 이렇게 말하자 예담이는 낄낄거리며 입을 손으로 가리고 웃었습니다.
방학이 되면 아동부와 중고등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마라톤이라고 방학시작부터 끝나는 날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교회에서 공부하고, 책 읽는 프로그램을 하는데요. 이게 거의 끝날 무렵 아이들과 오랜만에 함께 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점심 먹고 잠깐 시간이 남을 때였는데 아동부 꼬마들 7~8명이 우르르 제게 몰려오더군요. 그 순간 그냥 도망가야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 뛰었습니다. 아이들은 “목사님 도망가신다~” 하면서 쫓아오구요.
식당으로, 교회 마당으로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가 하도 아이들이 쫓아와서 지하 주차장으로 도망갔는데, 무지막지한 놈들이 거기까지 우르르 쫓아온 겁니다. 그래서 제 차에 타고 문을 잠가버렸습니다. 아이들이 문을 두드리고, 난리가 났구요.
슬~슬 시동을 걸고, 차를 가지고 밖으로 나오자 또 차를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교회를 한 바퀴 돌고, 차에서 내렸더니 꼬마들이 지하주차장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또 저는 도망치기 시작했구요. 아이들은 “목사님 잡아라~~”하며 쫓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이리저리 도망을 다니다 교회 1층에 있는 아름다운가게로 들어갔는데 몇몇 손님들과 마침 제 아내가 거기 있었습니다.
“뭐하세요?” 아내가 묻더군요. 저는 헉헉거리며 아이들을 피해 도망쳤다고 말했습니다. “에고~~ 일단 이쪽으로 와보세요.” 하더니 구석진 곳에 앉을 수 있게 해줬습니다. 아이들은 저를 찾아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듯 했지만 아름다운가게 안으론 들어오지 않더군요. 그냥 하염없이 그 구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내는 딱하다는 표정으로 저를 보고 있고, 청년 두 명도 이 상황이 웃긴지 낄낄대더군요. 그렇게 아내 덕분에 아이들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구요.
녀석들은 저를 담임목사로 보는 게 아니라, 분명히 지들 친구로 보는 듯합니다. 저만 만나면 잡으려고 쫓아다니는 바람에 다리에 알이 배긴 것 같기도 하구요.
예담이는 자기 누나 예솔이에게 그 말을 듣곤, 저를 만나자마자 “목사님! 도망치셨다면서요?”라고 했습니다. 5살 꼬마도 제가 웃긴지 낄낄대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기도 하구요.
성만교회 담임목사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놀림 받으면서 교회에서 버티고 있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