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캄보디아 박경희 선교사님이 섬기는 ‘소금과빛국제학교’에 우리 교회 남자들만 10명이 다녀왔습니다.
박경희 선교사님과 다섯 가정의 선교사님 총 18명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섬기고 계셨는데요. 선교사님들은 7천평 학교 안에서 학생들과 먹고 자면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벽 5시 30분 새벽예배를 시작으로 거의 밤 10시까지 함께 지내구요.
학생들은 시골 목회자 자녀가 80%이고, 그 목회자의 추천을 받은 성도 가정의 아이들까지 55명이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졸업생들 가운데 20명은 현재 우리나라 한양대, 전남대, 강원대 등등에 유학을 하고 있다더군요.
거기 학생들은 선교사님들을 “쌤”이라고 부른다는데요. 처음 학교에 온 아이들은 “쌤! 왜 하루에 세 번 밥을 먹어야 하나요?” 라고 질문을 많이 한답니다.
불교 국가에서 시골 목회자는 빈민 중의 빈민이고, 대부분 마을에서 왕따를 당해 목회자 가정의 생활은 보통 비참한 게 아닙니다. 박 선교사님은 시골 목회자들을 섬기고 싶고 그런 자녀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생각하셨다 합니다.
하루에 두 끼를 먹으며 겨우 연명할 정도로 생활해온 아이들이 학교에서 세 끼를 먹으니 당연히 그런 의아심이 들기도 했겠다 싶더군요.
박경희 선교사님이 뜬금없이 “우리 학교에도 계보가 있습니다” 하시며, 똥통이나 정화조 청소와 같이 어렵고 힘든 일을 해야만 할 때 제일 먼저 나서는 친구들은 ‘라니’, ‘시나’, ‘니른’, ‘다라’, ‘로이’라며 이름을 대시더군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습니다. 누구든 힘든 일을 하기 어려운 거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은 “쌤 걱정마세요!” 하며 먼저 똥통이 막혔을 때 뛰어 들어가 맨손으로 해결하기도, 사흘에 한 번씩 왕복 3시간 거리를 ‘뚝뚝이’를 타고 식수를 20여 통씩이나 사오기도 합니다.
우리 일행이 있을 땐 도둑이 들었는지 밤 12시 넘어 개들이 짖었습니다. 박 선교사님이 나가보니, ‘로이’라는 친구가 맨발로 몽둥이를 들고 후레시를 비추며 보초를 서고 있었다더군요.
사사기에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여쭈어 이르되 우리 가운데 누가 먼저 올라가서 가나안 족속과 싸우리이까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유다가 올라갈지니라”(삿 1:1~2) 하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먼저 헌신하고 희생한 유다 가문을 통해 이 땅에 오십니다.
어려움의 계보에 든 학생들은 공부가 그렇게 탁월치 못해도 학교에서 귀여움 받고, 유학을 오면 여기 대한민국에서도 모두 사랑을 받더라나요.
요즘같이 약아빠진 세대 가운데 아무 계산없이 어려움을 먼저 감당하려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시대에 ‘어려움을 먼저 감당하는 것이 주님이 내게 주신 사명이지~’ 하는 마음을 갖고 교회를 섬기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