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에는 여러가지 동·식물이 나온다. 예수님께서도 동·식물을 비유로 들어 많이 말씀하고 있다. 우리가 이것들의 특징을 알게 된다면 성서를 이해하고,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신비함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성서의 식물’(저자 최영진, 아카데미서적)중 일부다.
쑥
쑥이라 하면 우리는 우선 쑥떡이 떠올린다. 그리고 봄에 돋아나는 새싹을 뜯어다가 ‘애탕국’을 끓여먹고 기운을 돋우는 향기롭고 맛있는 봄나물로 인식되어져 있다. 그런데 성경에 쑥은 저주받은 식물로서, 고난과 징벌의 쓴잔을 상징하고 있어서 성경을 읽을 때 어리둥절하게 된다. 이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쓴맛이 나는 식물은 모두 독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러한 비유가 생겨나게 됐다. 쑥은 북반구의 건조지대에 약 250종이나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는 우리가 즐겨 먹는 단쑥도 있고, 성경에 나오는 맛이 소태처럼 쓴 쑥도 있다. 성경의 쑥은 중동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쓴 쑥으로 이 쑥이 맛이 어찌나 쓴지 아무리 풀이 모자라 먹을 것이 없어도 양이나 염소가 절대로 이 쑥만은 뜯어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뽕나무
성경이 우리말로 번역될 때 오역된 것 중 뽕나무도 그 하나다. 뽕나무라 하면 우리는 흔히 뽕잎으로 누에를 쳐서 명주실을 얻는 중국이나 우리나라 원산인 낙엽수인 뽕나무를 생각하게 되며, 누구나 달고 새까만 ‘오디’를 따먹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낯익은 나무로 알고 있다. 그러나 눅 19:4에 키작은 삭개오가 올라간 뽕나무나, 암 7:14에 암모스가 예언자로 부름받기 전 자기 직업을 ‘나는 목자요 뽕나무를 배양하는 자’라고 한 뽕나무는 그와 전혀 다른 식물이다. 여기서 말한 뽕나무는 팔레스틴과 수리아 등의 동부 아프리카에 자생하는 상록교목인 돌무화과이다. 잎과 수피는 뽕나무를 닮았으나 열매는 오히려 무화과를 닮았으므로 ‘돌 무화과’라고 한다.
무화과나무
무화과는 성서 중의 중요한 식물의 하나로 57회나 등장한다. 무화과는 서남아시아 또는 시리아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원산지에서 5~10m씩 자라는 낙엽수이다. 잎도 커서 큰 그늘을 만들어 주는 녹음수였다. 무화과는 봄에 새잎이 퍼지면, 잎자루의 엽액에 녹색의 작은 열매가 생겨, 차차 커져서 8~9월에 익으면 연하고 껍질이 잘 벗겨지며 매우 단 과일이 된다. 그러나 늦가을까지도 가지 끝에는 열매가 계속 달려서 덜 익은 상태에서 겨울을 난다. 맛은 제철 것만 못하나 식량이 부족한 성지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양식이 될 만하다. 예수님이 때 아닌 때에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찾으신 것은, 이것을 찾으셨던 것이다.
참나무 상수리나무
성경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상수리나무는 참나무의 일종으로 도토리가 열린다. 참나무류는 세계에 약 6백여종이나 있다. 참나무류는 성서시대에서 수목식생의 9활을 차지하리만치 가장 많은 나무였다. 특히 시리아와 팔레스틴 북부의 산 중턱에 많은 낙엽수다. 사 2:13, 겔 2:13, 겔 27:6, 슥 11:2, 암 2:9, 창 35:8에 나오는 바산의 상수리나무가 바로 이것으로서, 바산에서는 특히 큰 나무로 자란다. 참나무는 그리스나 로마신화에서도 신성하게 생각하여 많은 전설이 전해져 오며, 여러 종교에서 힘과 장엄함의 심벌로 삼고 있다.
가시나무
고난주간을 맞으면서 예수님의 고난의 시작인 가시면류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조롱과 모욕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유태인의 왕’이라고 하면서 씌었던 가시관이다. 가시라 하면 일반적으로 장미와 식물의 날카로운 가시를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 언급된 가시는 갈매나무과로, 가시가 있는 대추나무의 일종을 말한다. 이 식물은 지중해 연안, 즉 레비논, 팔레스틴, 시나이 등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예루살렘 모리아산의 동쪽 경사면과 골고다 요단계곡 등에 흔히 자라고 있다. 잎은 대추나무잎과 흡사하며 탁엽이 변하여 된 가시는 단단하며 바늘처럼 날카롭고 예리하나 길이는 짧은 편이다.
가라지(독보리)
가라지는 성경에 단 한번(마 13: 24~40)에 나오는 식물이지만 우리에게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리말 성경에는 가라지로 번역되어 있으나, 중국 성서에는 ‘패자’라고 번역되어 돌피로 인식되어 있으며, 영어 성경에는 Weed's라 번역되어 잡초라는 것을 말해준다. 가라지는 팔레스틴, 레바논, 시리아, 지중해 연안 등이 원산지로 보리나 밀밭에 흔히 섞여 나는 잡초이다. 목초에 섞이면 가축이 먹고 중독을 일으키는 일이 있으므로, 독보리라고 한다. 독보리라고 하는 것은 이삭이 패어 익기 이전의 생기사가 밀이나 보리와 분간이 되질 않도록 흡사하기 때문이다.
쥐엄나무
쥐엄나무는 지중해 연안에 자생하는 흔한 나무이다. 이 나무는 10m까지 자라는 상록수이다. 4~5월에 열매가 달린다. 콩꼬투리가 납작하고 폭이 3~5cm에 길이는 15~25cm나 되며, 처음에는 녹색이다가 익으면 갈색으로 변한다. 그 속에 동글납작한 완두콩 같은 5~10개의 씨가, 단맛이 나는 과육에 파묻혀 있다. 말로 따 먹을 수도 있고, 즙을 눌러 짜내어 이용하기도 한다. 이 시렵에는 당분이 30~50% 들어 있어서 옛날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이 됐다. 오늘날에도 가난한 원주민들의 식량이 되고 있다.
이 책은 이 밖에 많은 동, 식물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자생식물들에 대한 공부를 통해 교인들에게 창조의 섭리를 가르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