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20세기 이후 급속도로 진행된 핵가족화와 경제의 위기는 가정해체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이혼율 2위라는 불명예를 얻어야만 했고, 그만큼 한 부모 밑에서 홀로 자라거나 버려지는 아이들도 증가했다. 늙고 나이든 부모 역시 서로 떠넘기기 바쁘다. 정부에서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을 제정해 지키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의미가 퇴색돼 버린지 오래다. 각 교회나 단체들 역시 어린이 주일, 어버이 주일에 부부의 날까지 제정하고 성경적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려 하지만, 웬일인지 연일 가족해체설이 사회를 들끓고 있다. 이에 아동부터 노인까지 가족 구성원 각자가 처한 문제점을 진단해보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매주 금요일 밤 11시 모 방송사에서 진행되는 ‘부부클리닉 사랑과전쟁’에는 다양한 부부의 모습들이 나온다. 고부간의 갈등, 남편이나 부인의 외도 등 매주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부부의 모습들이 재연된다.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드라마 속 판사의 말이 유행이 될 정도로 큰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이혼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시청자들의 찬반 의견을 받아 1주 후에 발표하며 그 대안이나 해결점들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내 이야기를, 우리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풀어내 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부의 문제는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였다. 주변 누군가에게 속내를 털어 놓을 수도 없는 문제였다.
부부갈등이 가정해체 요인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져 가고 있다. 이제 이혼문제는 더 이상 몇 몇만 입을 다문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정의 중심은 부부. 부부사이의 문제는 결국 아이들과 노인문제까지 직결되고 있다. 학대받는 아이들과 노인문제 역시 이들 부부문제와 맞닿아 있다. 역으로 부부관계를 개선하고 이혼율을 줄인다면 당연히 그만큼의 아이, 노인문제까지도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단순히 개인의 정서적 불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혼한 부부의 자녀 양육과 사회화, 이혼과 함께 불거지는 법적 갈등, 청소년 문제, 노인 문제 등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OECD국가 중 이혼율 2위. 단순히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고 헤어지는데 그치지 않고 이는 가정해체의 위기까지 야기시키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이 성격차이, 갈등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문제로 삼게 되면서 헤어지게 되는데, 요즘엔 결혼을 해서 1년도 되지 않거나, 아이를 낳고 몇 십 년 살면서 헤어지기도 하고, 최근에는 황혼 이혼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부부 100쌍 가운데 1.05쌍이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4세 이하 젊은 부부들의 이혼율이 전체 이혼율 평균의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세에서 24세 남성의 이혼율은 1천 명 당 48.3명으로 결혼 인구 1백 명 중 5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에 대한 준비가 안 된 어린 상태에서 결혼을 했다가 감당을 못하고 헤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현재 한국의 이혼연령대를 살펴보면 남성은 40~44년, 여성은 35세~39세의 연령대 이혼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 결혼 10년차 이사의 중년부부들의 이혼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종교불문 이혼율 증가
성경에 따르면 결혼과 부부됨은 하늘의 비밀이다. 단순히 인간의 얄팍한 사랑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가 개입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혼의 경향은 종교를 불문한다. 이제는 종종 교회 구성원 안에서도 자신의 이혼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심지어는 목회자도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어 한국교회 차원에서 다양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와관련 하이패밀리 송길원목사는 남편들은 아내에게 하루에 한 번씩 사랑한다고 말할 것을 권유한다. 내 아내이기 전에 한 사람의 여성임을 기억하고 보살펴 줄 것을 조언했다. 여성들에게는 항상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고, 남편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남편과 아내가 취미생활을 같이하고, 무엇보다 매일 배우자와 아이들을 위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할 것을 조언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제정된 부부의 날에 행해지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도 좋다.
부부의 날은 1995년 5월 21일 세계최초로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운동이 전개됐다. 제정 목적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부부의 날은 핵가족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법정기념일이다.
부부의 날 위원회에서 지역별 부부축제, 부부음악제 등을 열고 부부 사랑고백 나눔의 시간 등을 갖는다. 그밖에 영호남 부부, 장수 부부, 남북 부부, 국제 부부 등에 대한 시상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교회차원의 전문상담사역 필요
이혼의 예방을 위해 교회차원에서 상담사역도 중요하다. 담임목회자가 이를 전담하는 것보다 전문지식을 갖춘 상담자를 상시 상주하도록 해 언제든 교회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성경적인 이혼 반대 보다는 그 가정과 부부의 문제를 함께 이야기하고 파악하며, 문제점을 해결해나간다면 이혼율을 줄이는 것은 물론, 상처받은 이들이 교회로 발길을 돌리고, 교회를 의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혼으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혼에 대한 인식변화, 세법이나 이혼관련법과 관련된 법제도의 개선, 이혼 자녀를 위한 다양한 보육 시설 등의 확충이 필요하다.
또한 가정사역단체들이 마련하는 다양한 세미나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하이패밀리, 행복한 가정연구소 등은 예비 부부 교육, 행복한 부부학교, 중년기 부부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패밀리처럼 각 연령대별로 맞춤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도 있어 황혼기의 부부, 젊은 부부 등 그들만의 상처를 극복하고 가정의 사랑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이혼이 없는 가정, 그것은 부부만이 만들 수 있다. 자녀들의 탈선이 없고 부모와 아이들에 대해 학대도 없는 가정. 이러한 지극히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힘은 바로 부부에게 있다고 가정사역자들은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