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역개정판 2년전 이미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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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역개정판 2년전 이미 수정
  • 윤영호
  • 승인 2005.05.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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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공회 민영진총무 “2년 전 3판 인쇄 때 오역의심 문구 모두 수정


성서공회 총무 민영진 박사가 믿지 못할 말을 꺼냈다.

합동총회가 수정 요구를 해온 개역개정판의 91개 단어와 문구를 이미 2년 전 수정해 놓았다는 게 그것이다. 2년 전 합동총회라면 88회기 총회를 말하는 것으로, 당시 총회장은 임태득목사였다.


임태득목사는 1년 총회장에 재임하며 숱한 이슈로 주목을 끈 장본인. 그 가운데 성서공회와 관련, “합동총회가 대 교단으로서 그토록 많은 성경을 사용하는데 그 사용에 따른(=성경을 사주는데 따른) 대가를 받아야 옳다”는 발언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2년 전 당시 민 총무는 이렇게 회고했다.

“대한성서공회는 영국 본부와 긴밀한 관계이므로 적어도 성경 판매 대금에 대한 철저한 재정 편성을 유지하고 있어 성경 판매에 따른 수익금 분배는 물론 연합사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특정 교단에게만 유리하게 적용할 수 없다.”

그 이후 임 총회장은 성경공회가 번역을 마친 성경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내비쳐 2년 동안 성서공회와 계속적인 협상이 진행됐었다.


그런데 2년 후 현재, 합동총회와 성서공회의 갈등이 ‘갑자기’ 일단락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민 총무는 2년 전 이미 합동총회가 요구한 부적절한 번역에 대한 바른 번역이 이루어졌다고 폭탄 발언을 해 버린 것이다.


개역개정판에 대한 수정 완료를 확인해 준 민영진 총무는, 그러나 그 사실을 대외적으로 밝힐 수 없었음을 이렇게 토로했다.


“사실 개역개정판 성경 사용을 거부하고 있던 합동총회의 진심은 부적절한 번역이 아니라 다른 것에(임태득목사가 말한 판매 대가 요구) 있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당시 정황으로는 개역개정판을 수정했다고 합동총회가 성경 사용을 허락할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성서공회) 합동총회에게 명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죠. 결국 지난 1-2년의 시간은 적당한 명분을 만들어 주었던 기간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합동총회가 얻은 명분은 무엇일까.
민 총무는 합의서(가안)를 들어 보이며 ‘교단 비례로 성경번역 위원을 추천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다른 교단 파송 위원보다 많은 신학자를 파송하겠다는 명분이다.


30년마다 새로 성경을 발간하는 세계성서공회의 관례에 따라 우리나라도 오는 2030년에 새 성경을 발간해야 하는 만큼 적어도 오는 2015년까지는 새 성경 번역위원 조직을 마무리해야 할 상황이다. 이 번역위원회 구성에서 합동측 파송 위원이 교세 비례로 참여한다는 얘기다.


민 총무가 한 말은 결국,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개역개정판 성경은 모두 합동총회의 수정 요구가 모두 반영된 성경이라는 것으로, 합동총회-성서공회가 오는 7월 서명할 합의서는 그저 명분을 얻는 요식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유통되는 개역개정판 성경을 전면 회수하거나 판매 금지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합동총회가 단지 번역 위원을 교세 비례로 파송한다는 정도로 성경 문제를 매듭지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심스런 시각이 존재한다.

임 총회장이 과거 얘기했던 `판매 대가`에 대한 부분이 어떤 행태로든 성서공회측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다분히 추측성 의구심이 그것이다.

이미 2년 전에 수정해 놓은 개역개정판 성경을 놓고 공식적으로 말을 꺼내지 않은 성서공회측이나, 어쩌면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채 한 합동총회의 속마음이 `교단 파송 번역위원` 문제로 해소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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