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편한 사람과 어려운 사람
상태바
[목회단상] 편한 사람과 어려운 사람
  • 이병후 목사(가양제일교회)
  • 승인 2024.07.24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수많은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은 편한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어려운 사람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편한 사람과 만나기를 기대한다. 편한 사람과 만나면 그 만남이 행복하고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아무리 먼 곳을 가더라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편한 사람은 서로 잘 알고 서로 좋아하는 일을 한다. 또 무슨 말이든지 잘 들어 주고 경청하는 사람을 편하게 느낀다. 

함께 사는 부부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편하게 느끼면 가정이 행복하다. 행복한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므로 감출 일이 별로 없다. 애써 꾸미지 않아도 된다. 있는 그대로 함께 살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부부의 삶이다. 그러나 만일 배우자가 어렵고 불편하다면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편하다는 것은 그만큼 더 존중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대가 편한 사람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하거나 가볍게 행동해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항상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타인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위대한 덕목을 갖춘 사람이다. 

나는 목회 생활을 하면서 성도들을 편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권위를 앞세우기보다는 가급적 낮은 자리에서 섬기려 애썼다. 

나의 태도처럼 성도들 중에는 나에게 편하고 친밀하게 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또 일부는 목사님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함께 식사할 때도 앞에 앉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자리를 피한다. 그럴 때마다 서로 편하게 지내는 친밀함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어느덧 노회나 총회에서 선배가 되었다. 동료나 후배목회자들과도 편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내가 선배라고 어렵다고 하는 후배목회자들이 있다.

가급적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가르치려 하거나 책망하는 일을 피하고 칭찬과 격려를 하고 대접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편하게 여기는 것보다 어렵게 생각하는 후배들이 있는 것을 보며 아직도 내가 편한 사람으로 보이지 못한 나의 부족함이라 생각하면서 좀 더 편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 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나도 목회자로서 다가가기 어렵고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성도 중에는 시험에 들어 마음을 닫고 모든 것을 거부하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까다롭고 어려운 사람들을 품고 씨름하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무척 힘든 일이지만 목회자의 사명이라 생각하며 어려운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려 노력한다.

당회나 노회에서도 어렵고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안건을 토의할 때 자기주장만 강하게 내세우며 까다롭게 구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불의가 아닌 다음에야 서로 대화하면서 충분히 이해하고 갈 수 있는 문제인데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한다면 그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어렵고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이렇듯 인간관계가 어렵지만 나는 목회자로서 모든 사람에게 편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나님이 일꾼으로 사용할 때 편안하게 사용하시는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 

주님이 보시기에 말씀에 순종하며 충성하는 편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일을 하지 않는 불편한 사람으로 남지 않도록 나 자신을 더욱 돌아보아야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