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박봉의 전문직,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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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박봉의 전문직, 선교사
  • 김동건 선교사(GP한국선교회 대표)
  • 승인 2024.04.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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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건 선교사 / GP한국선교회 대표
김동건 선교사 / GP한국선교회 대표

정부가 올해 입시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3,058명에서 2천명을 늘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의사단체들은 거의 총파업에 가까운 반발을 두달째 이어가고 있다.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의대 진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시 학원가는 이미 들썩이고 있다.  의대 선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한국은 사람을 치료하는 직업의 가치 때문이라기 보다는 직업의 안정성과 고소득이 주된 이유같아 좀 꺼림칙하다.

의사와 같은 전문 직업인을 육성하는 대학원을 전문대학원이라고 한다. 가장 오래된 전문직 학교는 ‘신학교’이다. 현대의 신학대학원은 4세기부터 시작되어, 근대적 신학대학원 체계는 16세기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에 행정관이나 법관을 기르는 법학교와 의사를 육성하는 의학교가 등장했다. 신학대학원(M.Div.)은 3년, 의학대학원(M.D)은 4년, 법학대학원(J.D.)은 3년, 경영대학원(M.B.A)은 2년 과정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돈 많이 버는 직업 순위(2023년 자료)를 보면, 1위인 기업 고위임원을 제외하고, 10위까지 모두 의사들이 차지했다. 11위부터 20위까지도 의사들이 강세다. 판사가 21위, 검사가 24위, 변호사가 27위다.  반면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목회자들은 조사범위인 5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나도 나름 좋은 선교사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 공부했다. 4년제 대학을 마치고, 3년간의 M.Div. 그리고 2년간 Th.M 과정을 수료하고, 1년간의 선교사 훈련, 2년간의 태국어 언어학교 그리고 안식년 기간에는 동남아시아 전공으로 국제전문대학원에서 공부했다. 대학원과 실습 과정으로 모두 10년을 공부한 셈이다. 동료 선교사들 중 박사도 많아, 선교사도 나름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GP선교회에는 수백명의 선교사들이 소속되어 있는데, 이들의 연간 평균 모금액(연봉)은 3만불 정도이다. 이것도 생활비와 사역비가 포함된 것이니 정말 박봉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그렇게 공부하고 왜 이 박봉의 직업을 택한 것일까?

수년 전 아들이 하버드 의대에 지원했다. 코로나 시기라 면접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졌는데, 교수님이 몇 가지 물어보더니, 아들에게 말했다. “요한! 너는 너의 부모님을 존경해야 해! 우리는 이 땅에 속한 일을 하고 있지만 너의 부모님은 영원하고 영광스러운 일을 하고 있단다!”

아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눈물이 났다. 그 교수가 쓴 책이 전 세계 의대에서 교과서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매년 세계 각국에서 8천명이 지원하고 그 중에 2%만 합격한다는 하버드 의대의 교수가 한국 선교사에 대해 그렇게 평가해 준 것이 고맙고 고마웠다. 수만명의 똑똑한 젊은이들이 의대 입학에 뛰어드는 한국에, 주님께서는 영원하고 영광스러운 일을 위하여 오랜 공부와 헌신을 감당하기로 자원하는 젊은이들을 남겨두셨으리라 믿는다.

GP한국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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