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여유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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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여유를 갖자
  • 서은주 교수
  • 승인 2021.08.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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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주 교수의 웰빙과 차(茶)이야기 ⑭

삼국유사에 보면 신라시대 청년 엘리트인 화랑들은 때때로 야외에서 차를 마셨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명승지인 강릉의 경포 등지를 유람하면서 이들이 차를 끊여 마셨던 이유는 대자연을 보면서 심신을 수련하고 도를 닦으며 아울러 호연지기를 키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화랑들은 야외용 다구(茶具, 차를 마시는 데 사용되는 도구)를 기본적으로 지니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유람도중 풍광이 아름다운 곳을 만나면 들판이나 정자에서 자연스럽게 찻 자리가 펼쳐지면서 차와 함께 시를 읊으면서 풍류를 즐겼다. 야외에서 차를 마시는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여유가 넘치는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화랑들에게는 남다른 기개와 낭만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조선시대 차를 칭송한 책인 동다송(東茶頌)에 의하면 차를 매개체로 한 사색의 시간은 다음과 같다.

혼자 마시는 것을 신(神) 신령스럽고 그윽하여 이속한 경지를 말하며

둘이 마시면 승(勝) 좋은 정취와 한적한 경지를 말고

셋이 마시면 취(趣) 취미적이고 즐겁고 유쾌한 경지이며

오륙명이 마시면 범(泛) 평범하고 구속받지 않으며

칠팔명이 마시면 시(施) 음식을 나누어 먹는 박애정신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요즈음 우리네의 생활은 너무나 각박하다. 워낙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짬을 낼 여유가 없다. 이런 시대조류에서 벗어나 옛날과 같이 한가로이 야외에서 차를 즐긴다는 것은 너무나 순진무구하며 한가로운 발상이라는 생각에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은 경치 좋은 곳에서는 쉬어 갈 줄 아는 화랑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코로나 시대에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박한 생활에서 벗어나 비록 몸은 바쁘더라도 마음만큼은 엑셀레이터가 아닌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순간순간 여유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차의 향기는 화려하거나 진하지 않지만 특유의 은은함이 배어있다. 찻잔도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사발을 닮았지만 볼수록 그 순수함과 여백의 아름다움이 있다. 여유가 있는 시간, 일상에서 떠나 그냥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우리 안에 있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정화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집중이 요구되는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는 차 한 잔 이상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뭔가를 하려고 하기보다 생각에만 몰두하는 것도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 까 여겨진다.

예수님께서는 기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기도할 때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 차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는 곳에서의 기도는 또 다른 상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입추가 지났지만 더위와 가을장마로 심신이 지쳐 있을 시점에 황차를 넣은 삼계탕으로 면역효과를 높여서 장기간 우리를 힘들게 하는 코로나를 이겨내자.

황차 백숙 & 누룽지 황차 백숙①토종닭 1마리를 준비한다②황차20그램(4스푼)을 부지포 국물팩에 넣어서 토종닭에 물2리터를 넣고 1시간 삶는다③다양한 한약재 없이 황차를 넣고 삶은 토종닭은 기름이 제거되고 닭 특유의 누린내가 없어지며 부드럽고 먹음직한 갈색이 된다④삶은 토종닭을 건져내고 국물에 적당량 누룽지를 넣고 끓이면 누룽지 황차 백숙이 된다⑤다이어트나 소화흡수를 위해 음료수나 차가운 냉수보다 황차를 따뜻하게 우려서 황차 백숙과 함께 마시기를 권한다
황차 백숙 & 누룽지 황차 백숙
①토종닭 1마리를 준비한다
②황차20그램(4스푼)을 부지포 국물팩에 넣어서 토종닭에 물2리터를 넣고 1시간 삶는다
③다양한 한약재 없이 황차를 넣고 삶은 토종닭은 기름이 제거되고 닭 특유의 누린내가 없어지며 부드럽고 먹음직한 갈색이 된다
④삶은 토종닭을 건져내고 국물에 적당량 누룽지를 넣고 끓이면 누룽지 황차 백숙이 된다
⑤다이어트나 소화흡수를 위해 음료수나 차가운 냉수보다 황차를 따뜻하게 우려서 황차 백숙과 함께 마시기를 권한다

 

한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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