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종교인구’ 59% … 20대 22%, 30대 30% 그쳐
‘호감 종교’ 개신교 6%뿐, ‘호감종교 없다’ 61% 큰폭 증가
매주 종교시설 방문, 개신교 57% 〉천주교42% 〉불교 1%
대한민국 국민들이 종교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들고 있고, 특히 청년들의 종교 이탈 현상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은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7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만 19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원 인터뷰 방식의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18일 ‘종교 현황’ 조사결과를 공개했다(표본오차 : ±2.5%포인트, 95% 신뢰수준).
1984년부터 5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했던 한국갤럽은 최근 종교인구 급감과 코로나19 팬더믹 특수상황 인식을 기록하기 위해 당초 2024년 실시하기로 했던 조사계획을 앞당겨 실시했다.
20~30대 탈종교화 현상 두드러져
우선 ‘현재 믿는 종교가 있다’는 응답자는 40%로 ‘없다’(60%)보다 낮았으며, 남성(34%)보다 여성(56%), 고연령일수록 종교가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
종교인 비율은 1984년 첫 조사에서 44%를 기록했다가, 1989년 49%, 1997년 47%, 2004년 54%까지 늘었지만, 2014년 50%에서 이어 올해 조사에서 40%로 감소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청년층 종교인구의 감소다. 2004년 20대의 45%, 2014년 31%였던 종교인구가 2021년에는 22%에 불과했다. 30대 비율도 2004년 49%, 2014년 38%, 2021년 30%로 매우 가파른 감소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60대 이상 종교인구 59%와 비교해 보면, 20대는 3분의 1수준이다. 20~30대 탈종교 현상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
종교별로 보면 불교의 고령화 현상이 가장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올해 조사에서 각 종교별 분포를 보면, 개신교 17%, 불교 16%, 천주교 6% 순으로 개신교 인구가 가장 많았다. 불교의 경우 개신교, 천주교에 비해 신도가 고연령층에 집중되어 있었다.
종교가 있다고 응답한 20대(22%) 가운데, 불교 4% 개신교 14% 천주교 3% 기타 1%, 30대(30%) 가운데 불교 6% 개신교 19% 천주교 5%로 조사됐다. 20~30대 종교 인구는 크게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동연령대에서는 개신교 인구가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불교인 비율이 부산·울산·경남(32%)과 대구·경북(24%)에서 가장 높았고, 영남을 제외한 다른 모든 지역에서는 개신교인 비율(20% 초반)이 높았다.
종교 호감도 개신교 6% 가장 낮아
종교 인구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개신교가 가장 인구가 많다고 안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비종교인들에게 종교 호감도를 물어봤을 때 개신교가 크게 낮았기 때문이다.
‘가장 호감을 느끼는 종교’에 대해 불교가 20%, 천주교가 13%였는데 반해 개신교는 6%에 그친 것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호감 종교가 없다’는 응답의 큰 폭의 증가다. 2004년 33%였다가 2014년 46%, 이번에는 무려 61%에 달했다.
비종교인 중 과거 신앙을 경험했던 적이 있는 경우도 감소했으며, 그 중 개신교에서 이탈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종교를 믿은 적이 있다’는 질문에 2014년 40%에서 1997년 50%로 가장 많았고, 이후 2004년 43%였던 응답이 2014년 35%, 2021년 25%로 감소했다. 올해 결과 지금까지 종교를 한번도 믿어본 적이 없는 인구는 75%나 됐다.
‘최근 기준 어느 종교를 믿었는지’에 대해 개신교가 52%로 가장 많았고, 불교 38%, 천주교 11% 순이었다. 한국갤럽은 “개신교는 다른 종교보다 청년층 대상 포교 활동에 적극적인 만큼, 신규 유입과 단기 이탈자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앙 경험 비종교인 중 개신교를 믿었던 사람은 1984년 64%, 1989년·1997년 70%대, 2004년 59%, 2014년 68%, 2021년 52%였다”고 수치를 밝혔다.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는 비종교인 절반 가량이 ‘관심이 없어서’(54%)라고 했으며,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19%),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7%), ‘나 자신을 믿기 때문’(8%) 순으로 답했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개신교’ 가장 활발
종교가 있다는 응답자들에게 ‘주1회 종교시설 방문 빈도’를 물은 결과, ‘주 1회 이상’이 32%, ‘월 1~3회’ 14%, ‘연 3~5회’ 9%, ‘연 1~2회’ 25%, ‘몇 년에 1회’ 9%, ‘전혀 가지 않는다’ 11%라고 응답했다.
종교인 10명 중 3명 만 매주 종교시설을 방문하는 셈이며, 이 중 ‘개신교인’은 57%, ‘천주교인’은 42%였으며 불교인은 1%에 그쳤다. 불교인의 64%는 연 1~2회 절에 간다고 답했다.
개신교인의 매주 종교시설 방문율을 보면 2014년 80%에서 2021년 57%, 천주교는 59%에서 42%, 불교는 6%에서 1%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종교모임과 행사를 금지하는 방역조치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주 1회 이상 경전 독서자’ 비율은 개신교인 42%, 천주교인 35%, 불교인 3%였으며, ‘하루 1회 이상 기도·기원자’는 개신교인 37%, 천주교인 31%, 불교인 5% 순이었다.
한국갤럽은 “과거 조사와 마찬가지로 세 종교 중 개신교인의 종교 활동이 가장 활발하지만 2014년과 비교할 때 개신교인의 감소폭도 두드러진다. 하지만 개신교인 종교성 약화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후속 질문으로 개신교인의 90%가 ‘개인생활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종교활동에 제약이 많은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