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교회 무대에 오르는 '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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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교회 무대에 오르는 '성극'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3.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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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교회 창립 70주년 기념공연 ‘대성당의 살인’…1977년 정부 당국 불허

올해 교회 창립 70주년을 맞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초동교회(담임:손성호 목사)가 30년 전 정부 당국에 의해 불허됐던 연극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1935년 초연된 영국의 시인 T.S 엘리어트의 대작 성극 ‘대성당의 살인’으로, 초동교회는 전문 연기자들을 초청해 교인들을 중심으로 이번 연극 공연을 준비해왔다.

특히 ‘대성당의 살인’은 1977년 연극배우 이호재, 김갑수 등이 주도한 극단 ‘현대’가 조향록 목사가 시무할 당시 초동교회에서 공연할 계획이었으나 정부 당국에 의해 무산됐던 경험이 있는 작품이다.

극단 ‘현대’는 대리석 제단으로부터 천정까지 이르는 12미터 높이와 천정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작품의 배경으로 적격이라고 봐 교회에 협조요청을 했고, 교회는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공연윤리위원회는 “본 작품은 여론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므로 공연허가를 금함”이라는 석연치 않은 내용의 통보만으로 공연을 중단시킨 바 있다.

‘대성당의 살인’은 실제 1170년 영국 켄터베리 대성당에서 일어났던 실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국 국왕 헨리 2세는 자신의 꼭두각시로 친구 토마스 베케트를 켄터베리 대주교에 앉혔으나, 토마스 베케트는 오히려 교회를 대변하고 교회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헨리 2세는 4명의 기사를 보내 토마스 베케트를 처참하게 살해했다.

이 사건은 전 유럽을 흔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토마스 베케트를 추모했으며, 지금까지 순교자로 기억되고 있다.

T.S 엘리어트 ‘대성당의 살인’은 신앙과 양심의 문제를 깊이 파헤친 작품으로 평가받아, 1952년 영화화되기도 했다. 숭실대학교도 지난해 학교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대성당의 살인’을 공연했다.

초동교회는 “‘대성당의 살인’은 교인들의 열정만으로 만들어진 한 교회 차원의 공연이 아니라, 시대와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만들어낸 무대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역사와 현실이 보이지 않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연은 22일 오후 6시, 23일 저녁 7시 종로 3가 초동교회당에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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