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의 소명의식과 각오로 화평 도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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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자’의 소명의식과 각오로 화평 도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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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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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영 박사< 백석대 석좌교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인간은 피스 메이커로서의 사명을 온전히 수행하는 자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죄인을 구속하신 목적이며, 성경의 중심사상의 하나다. 그러므로 구원의 은혜를 누리는 하나님의 자녀들은 이 사명과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첫째, 피스 메이커는 복음에 충실해야 한다. 성경은 계속해서 “이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저희의 죄를 저희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후5:19)”라고 말하고 있다. ‘화목하게 하시는 말씀’, 즉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복음을 우리에게 맡기셨다는 말씀이다. 우리가 불신자들을 대하거나, 사상과 이념이 다른 개인과 집단을 위해 피스 메이커의 역할을 감당할 때, 세상의 가치관이나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되며, 그들의 비성서적인 방법에 동조하거나 그것을 묵인하면서 평화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마10:34)”고 하신 말씀에 담긴 진리의 역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피스 메이커의 최종 목적은 복음으로 하나님과 세상을 화목하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세상을 화평케 해야 한다(마5:9).

둘째, 피스 메이커는 세상을 섬기고 봉사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세상을 섬기며 겸손히 봉사해야 한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8)”고 하심 같이 피스 메이커는 이웃을 섬김으로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한다.

‘화평케 하는 자’는 ‘섬기는 자’이며 ‘봉사자’다. 그런데 성서적으로 섬기는 자나 봉사자는 같은 말이다. 다같이 ‘종(servant)'이라는 뜻이다. 세상을 화평케 하는 자는 진정 종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구약의 레위인들은 여호와의 봉사자들이었고(스8:17;사61:6), 신하는 왕을 섬기는 자들이었으며(대상27:1;잠29:2), 천사는 여호와 앞에서 섬기는 자들이다(시103:21;104:4). 신약에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자들과 치리자들, 그리고 교사들은 모두 다른 사람을 섬기는 자세로 봉사해야 한다고 가르친다(롬13:14;고후6:4;골1:7;마20:26~28). 주님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이다.

셋째, 피스 메이커는 자신의 불이익과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이 사명의 자세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에 근거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화목의 제물이 되셨다. 피스 메이커는 화평을 강론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주님을 본받아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피스 메이커는 자신의 불이익과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물질과 눈부신 문화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시대는 날로 세속화되어 이 땅에는 진정한 평화가 없다. 국가적으로는 오랜 세월 남북 분단의 비극 속에서 북한 동족들이 절대 빈곤과 인권 유린을 당하며 신음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소외 계층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밖으로는 국제적인 테러와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총체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에는 평화의 종소리보다는 전쟁과 증오와 갈등의 불협화음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화평의 진원지가 되어야 할 교회마저 성령으로 하나 되지 못하고 분쟁과 분열을 일삼고 있으니 영적인 위기가 그 수위를 넘고 있다.

이때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들이 해야 할 ‘화평케 하는 자’로서의 사명은 실로 막중한 것이다. ‘남은 자(remnant)’의 소명의식과 각오로 피스 메이커로서의 사명과 그 역할을 적극 감당해야 한다. 특히 국가 정책적 가이드라인으로 말미암아 돌파구를 열지 못한 채 오랜 경색국면에 처한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화평케 하는 자’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정부도 보다 유연성 있는 정책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켜 평화가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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