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술로 하나님을 대적한 술사들
대망의 출애굽을 앞두고 펼쳐진 모세와 애굽 궁중 술사들 간의 숨막히는 대결장면은 성경에서 보여지는 또 하나의 절정이다.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당당하게 궁중 안으로 들어간 모세일행은 어쩌면, 이들 술사들 때문에 주춤했을지도 모른다. 지팡이가 변하여 뱀이 되고, 물이 변하여 피가 되는 놀라운 사건들을 그대로 따라했으니 말이다.
출애굽기 9장은 하지만 결국 하나님의 능력을 모방한 것들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증거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똑같아 보일지라도 반드시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 하나님이 들어 쓰시는 자를 통해서 이루신다는 사실을 출애굽기는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딤후 3장8절은 이 두 술사의 이름을 ‘얀네’ ‘얌브레’로 기록한다. 얀네는 ‘조롱’이란 뜻을, 얌브레는 ‘지혜로운 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인간이 아무리 지혜롭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늘 조롱거리가 될 여지가 충분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죄성을 가진 인간의 지혜는 이렇게 두렷한 한계를 가진 매우 미약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두 술사들이 모세를 대적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모세는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았으므로 술사들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훼방하고 지연시키는 ‘반대편’에서 일한 것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가 하는 일을 늘 점검해야 한다. 하나님의 편에 서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편에 서 있는지 심사숙고 해야 한다.
또 하나는 인간의 기술과 능력은 늘 하나님 앞에서 굴복하게 된다는 진리를 다시 확인해 준다. 인간이 누리는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영향력 안에 있고 그를 통해서 의미가 주어진다.
모든 것들의 근원인 하나님을 반대하는 인간의 술수는 결과적으로 패배와 굴복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얀네와 얌브레라는 두 애굽 술사들에게서 얻는 교훈이다.
그래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들이 진리를 대적한 자라고 비난하면서 그같은 것들로부터 돌아서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그 앞 절에서는 경건의 모양만 있고 경건의 능력은 없는 자들이라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