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회 속 이주민, 선교 동반자로 인식할 때”

감리회, 지난 19일 ‘이주민 선교 사역자 간담회’ 개최

2024-12-23     정하라 기자

‘이 땅에 온 나그네’인 국내 체류 이주민에 대한 선교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4월, 전체 인구 중 외국인 인구가 5.07%(260만 2,669명)로 집계되면서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다인종‧다문화 국가’에 진입했다. 국내 다문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주민 선교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총무:황병배 목사)은 지난 19일 감리회 본부에서 ‘이주민선교 사역자 간담회’를 열고 이주민 선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다문화 시대의 흐름 속에 감리회는 지난 2015년 선교국에 이주민선교위원회를 조직했으며, 2현재 50개 교회와 단체에서 외국인노동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등 이주민 사역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21년 제34회 총회 입법의회에서는 ‘국내 이주민 선교사’ 제도를 신설해 해외선교사가 국내에서 이주민 사역을 해도 선교사로 인정해주는 것으로 자격과 범위를 확정했다.

이날 ‘감리회 이주민선교 현황’을 분석한 이승현 부장(선교국 사회농어촌환경부장)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추방되거나 내전 등의 영향으로 비자 발급이 중단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비자발적으로 철수하고 귀국하지 못한 선교사 가정이 50여 가정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교사들의 타문화권 선교 경험과 지식을 국내 거주 이주민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내 이주민선교사 제도를 도입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국내 이주민 선교사 제도’에 대한 기대로 그는 “이주민 선교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시급한 문제”라며, “해외 타문화권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선교사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국내 거주 이주민을 위해 적극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시적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선교적 훈련을 통해 본국으로 역 파송하는 선교전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부장은 “다문화사회를 맞아 이주민 선교에 대한 관심을 갖는 교회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환대와 인권을 주제로 다룬 기독교윤리학과 디아코니아 신학과 같은 실천신학 등의 이주민 선교를 위한 신학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진명 선교사(수정교회 소속)는 10년 동안 미얀마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올해 귀국해 안산시 온누리M센터에서 이주민 협력 선교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이주민 선교사’다.

안산시는 거주 인구 69만 여명 중 13%에 가까운 수가 외국인으로 한국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다문화 도시다. 김진명 선교사는 “교회 안에서 이주민 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이주민이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 때 이들이 한국사회에 잘 정착하고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주민 선교를 위한 창의적 선교 방안으로 △이주민 선교학교 △이주민 대안학교 △이주민 한글교육과 취창업을 위한 교육원 △이주민 목회자 양성 △국내 이주민 선교사 협의회 △국내 이주민 선교사 인준 자격 완화의 필요 등을 제안했다.

김 선교사는 “이주민들이 이 땅에서 외딴섬처럼 살아가지 않도록 언어적 장벽을 낮추고 취‧창업의 길을 열어주어 우리나라의 건강한 일원이자 시민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자”고 말했다.

이어 발제한 이창갑 목사(이주민선교위원회 위원장, 서안산시온교회)는 “국내 거주 이주민들을 단지 개종의 대상이나 돌봄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할 선교 동역자로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주민 선교 활성화를 위한 제언으로 그는 “감리회 본부에서 이주민(다문화)선교주일을 제정해 감리회의 전 교회가 지킬 수 있도록 하고, 각 연회에 다문화선교위원회를 구성하자. 3개 신학대와 선교사교육과정에서 사회선교(다문화선교)를 필수과목으로 설치해 신학생들이 웨슬리의 사회참여 전통을 계승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