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에게 필요한 덕목은?”…신앙의 선배들에게 묻다

개혁신학회, 12일 총신대서 제41차 정기 학술대회 개최 ‘교회의 위로와 돌봄: 목회 사역에 대한 개혁신학의 이해’

2024-10-12     김태현 기자
개혁신학회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재의 교회를 본다면 신앙의 선배들은 어떤 해답을 내놓을까?

개혁신학회(회장:문병호 교수)는 12일 총신대학교(총장:박성규)에서 ‘교회의 위로와 돌봄: 목회 사역에 대한 개혁신학의 이해’를 주제로 제41차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의와 사랑의 입맞춤: 암브로시우스의 성직자의 의무와 서신들에 나타난 목회자의 의무와 실천’을 주제로 발표한 전광수 박사는 초대교회 4대 교부 중 한 명인 암브로시우스의 사상을 톺아 본다면 현대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많은 유익이 있을 것이라며 운을 뗐다. 전 박사는 “암브로시우스의 성직자의 의무 저술 동기는 자신의 영적 아들, 즉 교회의 목회자들을 향한 것”이라며 “동시대의 일반 철학자들과 다르게 암브로시우스는 성경적 윤리관을 이야기했다. 또한 현세를 바라보기보다는 영원한 내세를 바라보는 관점을 가졌다. 이는 현대 우리 목회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밝혔다.

암브로시우스는 성직자가 갖추어야 할 4가지 덕목을 △지혜 △정의 △용기 △절제로 설정했다. 전 박사는 “지혜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경건의 고백이다. 정의는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을 지키는 것이다. 용기는 정의를 행하기 위한 원천이다. 절제는 삶을 정의 안에서 지켜가는 질서”라면서 “4가지 덕은 개별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다 연결돼 있다. 암브로시우스는 다윗의 삶에서 4가지 덕목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4가지 덕목과 함께 전 박사는 ‘사랑’을 강조했다. 암브로시우스는 교회 감독으로서 로마 황제와 대립각을 세웠던 교부로 유명하다. 전 박사는 암브로시우스가 황제에게 보냈던 서신을 예시로 들었다. 암브로시우스는 교회 지도자로서 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황제에 대한 애정이 담긴 권면을 담아 서신을 작성했다는 것. 전 박사는 “사랑은 정의와 항상 함께 움직인다. 목회자는 ‘자비로운 재판관’인 하나님을 본받아 정의와 사랑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권면했다.

이어 ‘사무엘 러더포드의 서간에 드러나는 위로의 목회’를 발표한 이재국 박사(시광교회)는 ‘실천’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사무엘 러더포드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신학자로 존 칼빈의 신학을 계승했으며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는 많은 저술을 남긴 인물이다.

이재국 박사는 “종교개혁이 확산되던 시기 종교개혁가들이 주고받았던 서신을 보면 그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러더포드는 자신이 유배를 떠나 성도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성도들을 목양하는 수단으로 편지를 사용했다. 특히 실천과 사랑의 강조를 통해 권면과 위로를 전했다”고 말했다.

러더포드의 편지에서 어려움에 처한 스코틀랜드 성도들을 위로하기 위해 성자 예수를 △의사로서의 그리스도 △중보자로서의 그리스도 △신랑이신 그리스도 단련시키시는 그리스도 △왕이신 그리스도 △목자이신 그리스도로 묘사했다. 자신도 유배를 떠나고 설교권을 박탈 당한 상황이었지만, 하나님을 신뢰하고 신앙을 지키도록 성도들을 격려했다.

또한 러더포드가 어렵고 학술적인 단어가 아닌 평범하고 쉬운 단어로 편지를 작성한 점에도 주목했다. 이 박사는 “러더포드가 평이한 단어를 사용했다는 비난이 있지만, 이는 그의 목회 철학을 오해한 것이다. 러더포드는 설교에서도 일반 성도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지식인부터 노동자까지 모든 성도를 감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러더포드가 ‘그리스도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주는 설교자였음을 설명했다.

이번 정기 학술대회에서 ‘목회자의 눈으로 본 에베소서의 성령론’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김근수 박사(전 칼빈대학교 총장)은 “신학적 지식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성령을 홀대해서는 안된다.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는 합리적 이성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합리적 이성만으로는 교회가 죽는다. 성령과 실천이 있어야 교회가 살아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