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역자 출산 휴가 제도 개선, 교육사 제도는 1년 연구

기장총회, 제109회 정기총회 지난 24~26일 개최 신임 총회장 박상규 목사, 부총회장 이종화 목사 선출

2024-10-02     한현구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9회 정기총회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전북 부안군 소노벨 변산에서 개최됐다. 주제는 ‘교회여, 다시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노래하자’로 선정됐다.

헌의안으로는 여교역자들이 목회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여성 목사·준목·전도사의 휴양과 휴무에 대한 헌법 조항 신설 개정안’ 통과가 눈에 띈다.

개정안은 ‘여성 사역자가 자녀 출산 시 교회는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 이하 유급 휴양을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기존 규약에 여성 목사·준목·전도사의 출산과 양육 휴가 시기에 대한 운영세칙을 추가한 것으로 헌법위에 넘겨져 조문 정리 절차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목회자 수급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총회 목회자 수급 대책을 위한 특별위원회’도 구성됐다. 이와 더불어 ‘목회자 최저생계비 연구를 위한 특별위원회’도 신설돼 현실에 맞는 목회자 사례비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요 안건으로 꼽히며 관심을 모았던 ‘교육사 제도 신설의 건’은 1년 연구의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 지금 당장 교육사 제도가 신설될 경우 교단 직분 제도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사 제도란 평신도가 교회교육 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하면 교육사라는 직분을 수여해 다음세대 교육을 맡도록 하는 제도다.

‘이단대책위원회 신설의 건’ 역시 1년 연구한 후 차기총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일부 노회는 “신천지의 활동이 활발해지는데 기장 교회는 각개전투를 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회 전부터 동성애 옹호 논란이 일었던 ‘성윤리 강령 준수 서약서 이행의 건’은 결국 반려됐다. 양성평등위원회는 매년 목회자들이 ‘성윤리 강령 준수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도록 하자는 헌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몇몇 총대들은 서약서 조항에 쓰인 ‘모든 사람’이라는 표현과 ‘한 성과 다른 성’이라는 표현이 남성과 여성을 제외한 제3의 성을 인정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약서 의무 작성은 기장 목회자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이란 반발도 있었다. 투표 결과 찬성 175표, 반대 178표로 통과의 선을 넘지 못했다.

첫날인 24일 치러진 임원선거에서는 박상규 목사(광주성광교회)가 단독후보로 나서 무난히 총회장에 선출됐다. 목사 부총회장에는 이종화 목사(초대교회), 장로 부총회장에는 김재현 장로(노화방주교회)가 당선됐다.

신임 총회장 박상규 목사는 “최근 한국교회의 위기를 실감한다. 이럴 때일수록 복음의 능력으로 회개와 성령의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면서 “그간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은 사회 정의, 환경, 민주화 등 사회선교에 주력해왔지만 이제는 교회가 성경의 신앙고백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운동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년 임기의 신임 총무에는 이훈삼 목사(주민교회)가 이성진 목사(제주남부교회), 이윤복 목사(전주신한교회)와의 열띤 경쟁 끝에 당선 확인증을 받아들었다. 첫 투표에서 세 목사는 각각 276표, 119표, 161표로 누구도 과반수를 얻지 못했지만 결선 투표 결과 이훈삼 목사가 354표, 이윤복 목사가 172표로 당락이 갈렸다.

한편, 기장총회는 총회를 마무리하며 제109회 총회 선언서를 채택하고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한 결단을 발표했다.

기장총회는 “교회는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하는 공동체”라며 “전 지구의 생존이 위협당하고 있는 지금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았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생명과 평화”라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는 피조물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겠다. 피조물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시는 주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닮도록 훈련하겠다. 생명이 창조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면서 “그리스도의 평화는 죄로 인하여 하나님과 분리된 우리를 화해하게 하고 생명을 살리신 구원의 능력이다. 소외되고 차별받는 나그네와 과부를 환대하는 것이 평화다. 십자가의 사랑으로 힘과 폭력을 그치게 하는 것이 평화다. 하나님의 정의로운 약속에 힘입어 그리스도의 평화를 노래하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