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신앙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312)
우리나라 준재벌 정도 되는 분과 몇 번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내가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당신들은 이걸 할래?” 하며 몇 명에게 제안한 적이 있다 하시더라구요.
“목사님~ 이 시대에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는요. 첫째 창의력, 둘째 도전정신, 셋째 실천력인데요. 사람들이 이걸 잘 모르더라구요. 사실 이건 이 시대에 무엇을 하든지 필요한 거 아닌가요?” 하시며 껄껄 웃으셨습니다.
팔십이 넘어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면서도 아직 이런 통찰력이 있다는 게 저는 놀라웠구요. 젊은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면서도, 전혀 늙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이 돈을 다 놓고 제가 어떻게 죽어요? 하는 생각도 들더라니까요.”
그분 한마디 한마디가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예전에 우리 어렸을 때는 놀려면 밖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더운 날이면 더운 대로, 추운 날이면 추운 대로 친구들과 놀거리가 집 밖에 있었습니다. 같이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추수한 울퉁불퉁한 밭에서 축구 하기도 하고, 산으로 들로 뛰어다녔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대는 옆에 누가 있으면 불편하죠. 대부분 집에 컴퓨터가 한 대 있을 텐데요.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은 자녀와 컴퓨터 바둑을 두고 싶은 아버지가 싸운다고 하더라구요. 혼자 있어도 얼마든지 놀 수 있고, 심심하지 않을 수 있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요, 문제는 이런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움직이는 것보다 그저 생각으로 머리로 느끼는 부분들에 익숙해지고, 편해진다는 겁니다.
예전에 나무를 하고 불을 지펴 밥을 했다면, 지금은 전기 코드만 꽂으면 되구요. 그것도 싫고 힘들면 가게에 가서 햇반을 사면 됩니다. 정 그것도 힘들면 쿠팡에 시키면 친절하게 우리 집 대문 앞까지 배달해 주죠.
이런 시대에 신앙도 차츰 편하고 쉬운 것만 찾게 되는 건 아닐까요?
많은 교회가 김장김치를 사다 먹기 시작했구요. 주일에도 공동체 점심식사가 사라지고 있고, 한다 하더라도 업체가 들어와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개인이 분담해서 ‘주일 식사 300명 이상 보장’ 뭐 이런 계약조건을 달고 말이죠. 이게 이해도 되고, 나쁜 건 아니라는 건 아는데요. 꼰대 세대인 저는 조금 불편합니다.
예전처럼 김장하던 세대가 아니라서 교회에서 김장하면서 양념을 얼마나 사야 하고, 어떤 비율로 해야 하는지 가늠이 안 된다는 거 알긴 아는데요.
이런 편리와 편함만 찾다가 정작 움직이고 행동해야 하는 신앙조차도 귀찮아지고, 피곤해지는 모습으로 떨어져 온 가족이 인터넷으로 예배 드린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기가 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팔십이 넘은 노 사업가도 ‘실천력’의 부족을 우려하며 말씀하시던데요.
머릿속의 관념적인 신앙이 아니라 조금은 내가 움직이는 실천하는 신앙생활은 무엇이 있을까요? 한번 생각해 보시고 움직이는 도전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