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고위험군 유가족 위한 ‘원스톱 서비스’ 절실”

국회자살예방포럼, 지난 2일 1차 정책세미나 개최

2024-07-08     정하라 기자

한 명이 자살하면 최소 6명에서 많게는 10명의 주변인이 영향을 받는다.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사람을 자살로 잃고 삶의 변화를 겪은 사람들을 자살유족 혹은 ‘자살생존자’라 일컫는다. 통계에 따르면, 한해 6만6천760명에서 많게는 13만 3천520명의 자살유족이 발생한다.

이렇듯 소중한 이들을 잃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자살유족을 돌아보기 위한 세미나가 마련됐다. 2024 국회자살예방포럼 1차 정책세미나가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살유가족 지원을 위한 정책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2024

이날 ‘자살 유가족 지원정책방향’을 주제로 주제발표에 나선 안해용 사무총장(라이프호프)이 자살유가족의 현황을 짚고, 이들을 위한 법률과 정책의 제안사항을 밝혔다. 그는 자살유가족의 현황으로 “매년 발생하는 자살 유가족은 10~15만명”이라며, “이러한 수치라면 현재까지 자살유족은 5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0%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자살유족은 높은 우울과 불안증세에 시달린다는 점에서 잠재적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특히 자살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

안 사무총장은 “자살유족에 대한 개선 및 편견 해소를 위해 미디어를 활용해 자살 유족의 이해를 도모하는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필요하다. 또 자살유족의 특성상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 관련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자살유가족 모임의 확대와 전문기관의 설치를 통해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지방의 경우 유족상담이나 심리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부족하고 지역마다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편차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전국 자살유족 서비스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사별 직후 집중상담을 강화하고, 자살 유족의 애도과정에 따른 상담지원이 요청된다. 자살로 인한 사별은 남은 유족에게는 평생 고통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서비스 기간의 경우 사별기간을 정하지 않고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단 점도 언급했다.

이들이 남은 삶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인관계 및 문제해결 △여가활동 지원 △자조모임 △마음건강 교육 △청소년·청년 유족 △사망 직후 초기 유족 지원시스템 △유족 맞춤형 통합서비스 △이용자 편의 증대 등의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법률과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2조 2(정의) 부분 6항에 “‘자살자의 유족’이란 자살자의 유족 및 고인의 자살로 인해 심리적 영향을 받은 친척·친구.동료 등을 말한다”를 항목을 담은 개정안을 신설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제5항 보칙 제20조(자살시도자와 자살자의 유족 등에 대한 지원)에서 ‘자살유가족 원스톱 서비스 지원, 전문 지원센터 설립 등의 지원’ 항목을 신설할 것을 촉구했다.

안 사무총장은 “자살예방활동은 자살 고위험군이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자살유가족 협회와 자살유가족지원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가치, 행복할 권리를 갖는다는 헌법의 권리에 따라 자살유족의 보호와 지원은 꼭 필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구상 본부장이 ‘자살유가족 현지원체계의 현황’을, 강명수 선생(온라인 자살유가족 운영진)이 ‘자살유가족이 바라는 지원사항’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포럼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국회자살예방포럼 김교흥 국회의원은 “포럼은 자살유족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 이전의 삶을 살 수 있도록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살유족을 위한 예산이 어떻게 편성되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그동안 효과를 거둔 사업에 대해서는 전폭적으로 예산을 배정해 활발한 자살예방 사업이 추진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프호프 조성돈 대표는 “포럼의 창립과 함께 ‘자살유족지원센터’ 설립 1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함으로 유족들이 상처를 딛고, 죽음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상을 회복하는 잎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