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야고보를 죽이고 베드로를 감옥에 가둔 아그립바 1세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62)
빌립(Filippus; 주전 4년~주후 34년까지 통치)
빌립은 분봉왕(tetrarch)으로서 갈릴리의 북동쪽 지역 즉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역을 다스렸습니다(눅 3:1). 그는 자신의 조카인 살로메와 결혼을 했습니다. 당시 왕족들 사이의 근친결혼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들이 없이 죽었습니다. 헤로디아의 전남편이었던 빌립은 이 사람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빌립은 갈릴리 호수에 있는 가이사랴 빌립보(Caesarea Filippi)를 건설했습니다.
헤롯 아그립바 1세(Herodes Agrippa I; 주후 37~44년까지 통치)
헤롯 대왕의 손자입니다. 사도행전 12장에 그냥 헤롯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새 황제 칼리굴라의 도움으로 주후 37년에 분봉왕으로 즉위를 합니다. 이것이 헤로디아의 시기심을 유발시켰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아그립바 1세는 상당히 잘 나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갈릴리 북동쪽의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역을 받았지만 주후 40년에는 헤롯 안디바의 영토 즉 갈릴리와 베레아, 그리고 주후 41년에는 아켈라오의 영토였던 유대 및 사마리아까지 통치하게 됩니다.
그는 유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야고보 사도를 죽이고 베드로를 옥에 가둔 사람이 바로 이 사람입니다(행 12장). 그는 사람들에 의해 신으로 환호를 받은 직후 주후 44년 1, 2월경에 갑자기 죽었습니다. 성경은 벌레가 먹어서 죽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행 12:20~23).
헤롯 아그립바 2세(Herodes Agrippa II; 주후 52~94년)
이 사람은 성경에서 2세라는 설명이 없이 그냥 아그립바라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는 헤롯 아그립바 1세의 아들입니다. 분봉왕 빌립의 영토였던 갈릴리 북동부 지역을 다스렸습니다. 사도행전 25장을 보면 아그립바 2세가 신임 총독 베스도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가 사도 바울을 심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버니게라는 사람이 아그립바와 함께 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행 25:13).
한글 이름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은데 버니게(Bernice)는 여자입니다. 이름을 이탈리아식으로 베르니체라고 읽으면 여자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녀는 삶이 기구하다고 하면 기구하고 어떻게 보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음란한 삶을 살았던 여자입니다. 그녀는 헤롯 아그립바 1세의 큰딸입니다. 첫 남편이 죽자 숙부와 결혼을 했는데 그도 역시 죽었습니다. 그러자 친오빠였던 아그리파 2세와 근친상간을 범했습니다. 친오빠와 부부처럼 살던 그 시기에 총독 베스도에게 인사를 하러 가이사랴에 왔던 것입니다. 헤롯 아그립바 2세가 헤롯 왕가의 마지막 왕입니다.
백석대·신약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