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특집] “장애는 하나님을 가까이 누릴 축복의 통로”
중증장애 자녀 음악선교사로 키운 김혜영 사모
하나님이 주신 귀한 생명인 자녀를 양육하는 일은 쉽지 않다. 더욱이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면, 부모의 아픔과 수고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배가 된다.
그러나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음악선교사’의 비전을 이룬 아들 이태양 군을 믿음으로 멋지게 길러낸 어머니 김혜영(대전 광민교회) 사모는 “내 자녀의 장애는 ‘하나님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기쁨을 알게 해준 세상 제일의 ‘축복’”이라고 고백해 남다른 감동을 전한다.
올해로 24살인 태양 군은 생후 13개월경 고열 감기로 인한 열성경련 후 중증 자폐성 장애를 진단받았다. 이후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비트에 유독 친근한 반응을 보였는데, 재능을 알아본 김 사모 덕분에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2019년 백석예술대 교회실용음악과에 입학한 태양 군은 2년 뒤 백석대 신학교육원에 편입해 학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멈출 줄 모르는 열정으로 그는 현재 경희대 아트퓨전 디자인대학원에서 실용음악학 석사 학위에 도전 중인 재원으로 거듭났다.
물론 지금의 태양 군이 있기까지는 김 사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그는 태양 군이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4~5간 매주 대전에서 서울, 수원까지 통학길에 든든하게 동행했다.
“저도 아들의 장애를 받아들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날카로운 편견에 간단한 외출조차 쉽지 않았던 날들에는 우울증도 심하게 앓았죠. 엄마로서 자책도 컸고요. 마냥 슬퍼하던 가운데 하루는 ‘태양이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부모를 원하지 않을까’란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모는 자녀를 잠시 맡아 기르는 청지기라는 음성을 하나님이 들려주신 겁니다.”
그때부터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임을 가슴 깊이 새긴 김 사모. 그렇게 그는 태양이 덕분에 오히려 신앙을 조금씩 회복해 나갔다. 남들처럼 평범한 자녀 양육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눈물의 기도로 오직 주님께 매달리며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도하심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태양이의 장애를 통해서 진정한 축복은 ‘언제나 하나님 안에 거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인생에서 힘들 때 누군가는 주저앉지만, 또 저처럼 누군가는 하나님을 찾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고 예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지 알게 되죠. 바로 이 사랑을 내 자녀도 맘껏 누리게 해주는 것이 제가 자녀에게 물려줄 최고의 신앙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김 사모의 기도에 넘치도록 응답하셨다. 남들보다 몇 배의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태양 군은 어느새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며 전문 드러머로서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나갔다. 어느덧 3집 자작곡 앨범까지 발매한 태양 군. 특별히 2집 ‘주 안에 있는 나에게’를 통해선 자신의 연약함은 하나님이 주신 가장 특별한 축복임을 찬양했다.
그는 “실은 저보다 태양이의 믿음이 더 좋다”며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음악선교사’의 비전을 품고 기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자녀의 장애로 힘들고 슬픈 부모들이 많을 줄 안다. 그러나 장애가 있는 자녀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 하나님이 뜻을 이루기 위해 이 땅에 눈물로 보내신 존재”라며 “약한 자를 들어 쓰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기억하면 좋겠다. 장애는 부모와 자녀 모두 하나님을 더욱 가까이 누리도록 만들어주는 축복의 통로”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