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얼음판

2024-02-07     이찬용 목사 (부천성만교회)

지난 주일 오후에는 중고등부에 올라가는 초딩 6학년과 안수집사님들, 장로님들의 축구시합이 있었습니다. 사실 월요일과 화요일 강원도 강릉 안반데기로 독서마라톤 여행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그날 운동장을 잡았다 해서 오후에 잠깐 축구를 했습니다. 잠깐 하기로 했는데, 거의 100여명 되는 친구들과 성도들이 모였습니다.

축구 결과는 어떻게 됐냐구요? 목사님도 뛰셨냐구요? 그럼요~ 저도 뛰고, 안수집사님도 장로님도 같이 운동장을 뛰었죠.

그리구요? 그래요~ 넘어졌어요. 그리구요? 그래요~ 오른쪽 무릎이 슈팅하다 근육이 놀랐는지 절뚝거리게 됐습니다. 아내는 “아이고! 축구만 하면 다치시는데 이젠 뛰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어떡해요?? 내일 강원도 가셔야 하는데~~” 했습니다. “차가 가지 내가 가요?”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약속했으니 절뚝거리면서도 따라갔구요. 약국에서 김필수 장로님과 유상호 집사가 무릎보호대도, 먹는 약도 사줘서 먹었더니 금방 괜찮아지더라구요.

한겨울 저녁 8시쯤부터 찬란하게 올라온다는 별을 보러 강릉시내에서 안반데기로 향했구요. 그 추운 저녁에 함께한 129명의 우리들은 찬란한 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일정이 설악산 케이블카 타고 권금성을 오르는 거였는데요. 케이블카 타고 오르니, 권금성까지 오르려면 발에 아이젠을 착용해야 한다고 안내를 하더라구요.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자그마한 공간에 129명이 들어가고, 계속 사람들이 몰려오니 금세 공간이 옹색해졌습니다.

“우리 내려가자~”
선발팀이 아이들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넓은 빙판을 찾아내 연락할 테니, 그곳에서 얼음 밑에 있는 물고기를 보여주기로 동행한 교사들과 의논해 진행했습니다.

인제 쪽으로 방향을 틀고, 차 안에서 이리저리 물이 얼었는지 확인해보니 물이 흐르는 곳은 얼지 않았고, 고여 있는 곳이 얼었더라구요. 인제 쪽에서 장소를 찾아냈구요. 아이들과 얼음판을 지치기도 하고, 조별로 물고기를 찾아 핸드폰 사진을 찍으랬더니 세 팀이 찾아내 사진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쩡쩡거리는 얼음판 깨지는 오묘한 소리도 나는 그곳, 깊어야 1미터가 안 되는 곳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소가 도살장 끌려가는 모습으로 겁내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금세 엎드려 고기를 찾는 아이들도, 얼음판을 지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와 교사들은 아이들이 고기 찾았다고 소리치고, 얼음판에 지치기도, 누워 끌어주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또 하나의 추억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감사한 마음 가득했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