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과 부흥의 길]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인가, 인간을 위한 교회인가
권성수 목사와 함께 찾는 ‘한국교회 회복과 부흥의 길’ 1) 개혁이 없으면 부흥도 없다
고등학교 졸업생 넷 중의 하나가 대학 들어가서 교회를 버린다고 한다. 믿기 싫겠지만, 한 때 대학생 250명이 모이던 학생선교단체에 지금은 10명도 채 안 모인다. 교회 다닌다고 하면 직장에서 욕을 먹거나 불이익을 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한다. ‘지금은 뭘 해도 안 된다. 금식해도 안 되고 제자훈련으로도 안 된다.’는 좌절과 패배의식이 만연하다. 코로나로 1만 교회가 문 닫았다고도 한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한국교회 쇠퇴에는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이 있지만, 필자는 예수생명을 성경대로 체험하지 못하는 것이 심층(深層)요인이라고 본다. 예수생명이 약동하지도 않고 흘러가지도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예수생명의 약동과 흐름이라는 각도에서 한국교회의 개혁을 통한 회복과 부흥을 아래와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1. 예수생명 무체험: 성부의 설계도에 따라 성자께서 구원관(館)을 완공하시고, 성령께서 입주하게 하시는 것이 신앙의 총화(總和)다. 일반화시키기가 곤란한 면이 있지만, 한국교회는 대체적으로 예수생명(요 10:10)이 약동하지도 흘러가지도 않는다. 성부의 뜻(성경)에 따라 성령의 능력으로 예수생명을 체험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2. 경박한 강단유흥: 예수생명을 체험하지 못하고 학문적으로만 가르치는 사변(思辨)신학을 배운 설교자가 예수생명을 체험하지 못하니, 당장 교인들의 귀를 긁어주고자(딤후 4:3~4) 하는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예수생명의 본질을 체험하지 못하니, 경박한 강단유흥이 판을 치고 있다. 진지한 설교자도 강단유흥에 어느 정도 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3. 반기독 세속영향: 가슴과 생활이 없는 사변(思辨)신학의 세속화(자유화), ‘꿩 잡는 것이 매다’는 목회의 세속화, ‘잘사는 것이 최고다’는 미디어 세속화 등. 하나님과 천국/지옥 등 영적인 것은 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질 수도 없다(고후 4:17~18).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는 것은 세상뿐이다. 그러다 보니, 신앙의 보트가 세속의 물결에 휩쓸려 침몰하고 있다.
4. 번영신학의 오판: 세속적 시각에 따라 건강하고 잘 살고 행복하면 된다는 번영신학. 물론 성경에 바로 믿고 바로 살면 건강과 부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진리가 있지만, 의인의 고통(십자가)을 제외한 개인적 번영, 아울러 사회정의의 결여라는 것이 문제다. 주님 한 분으로 만족하는 영적인 핵심(시 27:4)을 놓치고 건강과 부와 행복에 집착하는 번영신학이 문제다.
5. 무십자가의 영광: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를 통해 부활과 승천의 영광으로 들어가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는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야 한다(눅 9:23~24).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다 핍박을 받는다(딤후 3:12). 교세 예산 건물 대우 등에 집중하는 것이 십자가 없는 영광의 길이다. 거의 다 여기에 빠져 있지 않은가?
6. 진화론의 악영향: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 1:1). 세상은 창조론을 부인하고 진화론을 따른다. 창조론은 과학과 배치되지 않는 진짜 신앙이지만, 진화론은 과학이 아니라 가짜 신앙이다. 하나님을 버린 신앙을 과학으로 치장하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것이 진화론이다. 진화론에 따라 움직이는 학교에서나 삶터에서 신앙인들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
7. 악(evil), 하나님?: ‘전지전능하시고 선한 하나님이라면 어떻게 쓰나미로 갓난아기들까지 죽게 내버려 두는가? 하나님은 없다.’ 천재(天災)와 인재(人災)로 인한 고통을 볼 때 하나님은 없다는 것이다. 신자도 죄와 고통의 현실 앞에서 흔들려 실제적 무신론자가 되기 쉽다. 고통이라는 악의 현존 앞에서 하나님은 어디 있는가(시 22:1~2)? 고통의 문제가 한국교회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위의 각 항목은 책 한 권을 써야 할 정도로 복잡한 주제다. 신문에서 다룰 때에 축소주의(reductionism)나 일반화(generalization)의 오류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지만, 성경과 개혁주의신학의 진리를 대중적으로 쉽게 생활에 적용해 보고자 한다. 각 항목을 7~10회에 걸쳐 좀 더 상세하게 거론하면서 한국교회의 개혁을 통한 회복과 부흥·성장에 기여하고자 한다.
권성수 목사는 대구동신교회 원로목사이자 현재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특훈교수로 있으며, 총신대 대학원장, 한국개혁주의설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