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45주년]아름다운 만남, 거룩한 영향력
내가 본 백석총회, 내가 본 장종현 목사 ⑯
인생이란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여정입니다. 만남은 여러 가지 인연으로 시작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친구를 사귀고, 스승의 가르침을 받습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와 동료, 선후배를 만나 인생의 바다를 함께 항해하며 살아갑니다. 그 만남과 선택의 여정을 통해 행복과 불행, 화와 복이 엮어집니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백석대학교와 백석총회 설립자이신 장종현 총장님과의 만남을 돌아보게 됩니다. 어느 날 장종현 총장님과 신앙과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두루두루 나누다 질문 하나를 받았습니다. “성령체험 했어요?” 그래서 저는 딸의 문제로 기도원에서 금식하던 중 받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마라, 내가 너를 인도할 것이다”라는 예수님 말씀을 간증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자 장 총장님은 신학대학원 입학을 권유하셨습니다. 이미 박사학위를 갖고 있었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수로서 수년간 강의를 한 경력도 있었던 저였습니다. 60대의 나이에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좀 생소한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신학대학원은 목회자가 되기 위한 과정입니다. 신학 공부는 목회 사역을 전제로 하기에 걱정이 많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장 총장님이 권유하실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신학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3년이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다시 만나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사도행전의 청결한 마음, 선한 양심이 주는 ‘선한 영향력’은 우리의 삶과 인생의 가치를 빛나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롤 모델이 되어 새로운 긍정의 파급력을 갖게 됩니다. 이를 통해 공동체의 삶의 질과 가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오늘의 백석대학을 일구어낸 설립자 장종현 총장님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말씀 속에 향기가 묻어납니다. 넉넉하고 짙은 신앙의 향기를 느끼게 됩니다. 그 향기가 바로 영향력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 교회사를 탐구할 때 만나게 되는 신앙의 지도자 요한 웨슬리를 떠올립니다. 웨슬리는 탁월한 설교자였으며 사회비평가였습니다. 18세기 영국과 미국의 교회들을 가르친 사상과 교리는 지금도 기독교 신앙에 있어 흔들림 없는 나침반이 되고 있습니다.
장종현 목사님은 유창한 말솜씨를 가진 설교가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는 이 도발적인 외침 속에 깊은 회한과 안타까움이 배어 있습니다. 예수 사랑과 신앙의 본질을 되찾고자 하는 갈급함이 그의 영혼으로부터 울려나오기 때문입니다. 장종현 목사님의 신앙 여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넉넉한 마음 씀과 삶의 향기가 어디로부터 연유하는지 어렵지 않게 알게 됩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쓴 <죽음 그리고 성장>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패배를 알고, 고통을 알며, 몸부림을 알고, 상실을 알고, 나락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찾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감사할 줄 알고, 예민한 감성을 소유하고 있으며, 삶에 대한 (자신만의) 이해(철학)를 갖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는 긍휼과 온화함과 깊은 사랑의 관심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사람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장 목사님의 인생과 신앙의 여정을 참 잘 설명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공동체에서 지도자의 지위가 ‘선한 영향력’으로 발휘되는 것을 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세상은 사람이 모여 관계로 이루어낸 공동체입니다. 사람을 통해 보고 느끼고 따라서 하는 여정이 우리의 삶이며 인생입니다. 실패, 좌절, 빈곤, 질병, 장애 등 인생의 고난은 인간의 향기를 더하게 하는 하나님의 선물임이 분명합니다. ‘장종현 리더십’이 본보기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말씀에 묶인 자 된 삶을 살면서 세상을 위한 멘토로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배웁니다. 이 땅에 제2, 제3의 장종현을 소망합니다. 그 아름다운 만남이 하나님의 거룩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밝힐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얀 돌처럼 거룩한 그리스도의 향기가 백석 제단을 넘어 온 땅에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