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신학교육의 변화 이끈 선언,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확장”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 선언 20주년 특집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입니다.”
백석대학교 설립자 장종현 박사로부터 시작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명제는 백석학원과 백석총회가 신학을 대하는 기본적인 개념이 되었고,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발전하면서 이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20년 전인 2003년 10월, 한국복음주의신학회 국제학술대회 폐회예배에서 터져 나온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외침은 학문에 얽매여 자신의 연구 성과를 세우는 데 급급한 신학자들에게 다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현장에 있던 400여 명의 신학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충격을 받거나 냉소하거나 외면하였다. 일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장종현 설립자의 주장은 설교 중 지나가는 발언으로 인식됐을 것이다. 신학은 학문이 아니라는 외침이 씨앗이 되어 개혁주의생명신학의 나무로 우뚝 서 7대 실천운동으로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외침은 한국교회의 신학교육을 개혁하는 명제가 되었으며 성경중심의 교육, 하나님을 아는 신학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 선언 20주년을 맞이하여 이 선언이 어떻게 발전되었고, 지난 20년 간 어떠한 변화를 주도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03년 한국복음주의신학회 국제학술대회서 처음 주창
신학이 발전할수록 교회는 쇠퇴하는 모습 보면서 반성
백석총회와 백석학원 넘어 한국교회 살리는 신학으로
“지금 한국교회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이 문제의 책임이 바로 저와 같은 신학교 운영자에게 있다는 생각이 날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고 하는 저의 외침은 신학교육에 대한 이런 반성에서 나온 것입니다.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는 외침을 통해 저는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치는 신학교수가 달라져야 하고 신학생들이 달라져야 할 것을 주장합니다. 누구를 비난할 의도는 없습니다. 한국교회가 살 길을 함께 모색하자는 제안이 핵심입니다. 신학교육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교회의 미래가 바른 신학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수백 명의 신학자들 앞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무시했다며 자칫 비난을 받기 쉬운 위험한 발언이다. 그러나 모든 말의 무게는 누가 어떠한 자리에서 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신학교를 설립하여 한국교회 목회강단을 이끌어갈 사명자를 양성해온 신학교 운영자의 입에서 나왔다. 수십년간 신학교를 운영하면서 지켜본 그의 고민과 해답이 담긴 말이기에 누구도 쉽게 그의 주장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신학교 운영자인 장종현 박사의 경험은 학문으로서의 신학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1980년 교육부로부터 신학대학원 M.Div. 과정이 개설되고 서구에서 유학한 신학자들이 교수로 대거 유입되면서 한국교회의 신학교육은 성경 중심에서 서구신학 중심으로 이동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서구신학을 공부한 신학자들이 있었다. 다만 석사학위 과정인 M.Div.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필요했고 그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배운 신학을 한국의 신학교육 현장에 이식하기에 급급했다. 성경 전체를 바라보고, 성령의 조명을 받아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을 알아가는 신학교육이 아니라 학위논문 중심의 연구성과를 신학생들에게 가르치는 ‘학문’의 고착화된 울타리에 속한 교육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변변한 신학책도, 주석도 없이 성경 하나만 의지해서 기도하며 말씀을 전하던 1980년대 이전보다 신학교육이 발달하고 학문성이 높아진 1980년대 이후의 교회가 오히려 더 침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목회자들의 도덕성은 약화되고 강단에서는 세상의 말이 쏟아졌다. 성경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윤리와 도덕, 지식과 시사를 전달하는 강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장종현 박사는 한국교회의 침체와 쇠퇴의 원인을 무너진 강단에서 보았고, 그 강단에 서게 된 목회자들을 양성한 신학교육의 문제를 본질로 삼았다.
장종현 박사는 성경 중심의 신학교육, 무엇보다 성경 66권을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으로 믿는 고백으로부터 신학교육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선언의 핵심이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이 신학교 강단에서부터 역사해야 한다고 외칩니다. 성경의 진리보다 자신이 배운 신학을 앞세우는 잘못을 바로잡고 성경에 기초한 계시 중심의 신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신학은 생명을 살리는 복음이 될 때 비로소 영향력이 생깁니다. 단지 새로운 이론이나 학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삶의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인 것입니다.”
지난 24일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는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 선언 2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 자리에서 대구동신교회 원로 권성수 목사는 “한국교회는 물론이고 세계교회가 정체되고 쇠퇴하고 있다. 그런데 모두 백석을 주목한다. 백석의 왜 잘 되는가, 이것이 그들의 관심사”라면서 “백석은 예수 생명의 복음을 붙잡고 있다. 예수 생명의 복음에는 능력이 있다. 신학교에서 성경과 성령, 예수가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권 목사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은 신학교와 교회를 살리고 세계선교를 살리고 있다”며 “성령의 역사를 통해 강의실이 성령의 불바다가 되고 성경을 통해서 예수님을 드러내는 삶의 변화가 일어나도록 하자”고 말했다.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선언은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체계화되고 백석의 신앙과 신학으로 선포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많은 신학교와 교단들이 백석의 변화에 주목하며 신학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 선언 20주년의 의의와 전망’에 대해 발표한 백석정신아카데미 사무총장 성종현 교수는 백석이 넘치는 복을 받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은혜이며 둘째는 설립자 장종현 박사의 탁월한 믿음이고 셋째는 백석인들의 기도, 헌신, 봉사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출발이 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선언은 “신학의 말씀화, 학문의 말씀화, 지식의 말씀화, 말씀의 생명화”를 기조로 하고 있다. 성 교수는 “장종현 박사님은 믿음을 이야기할 때 교리적 믿음관에 머물지 않고 항상 실천적 믿음을 강조하셨다”며 “무릎을 꿇고 기도하지 않는 것은 다 가짜이고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자 곧 신학이며 무릎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백석학원과 총회를 번창하게 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석의 신앙과 신학 정체성인 ‘개혁주의생명신학’은 2003년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는 주장을 시작으로 2008년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이 창립됐으며 2010년 5월 21일 백석전진대회에서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백석총회의 공식적인 신학으로 대외적으로 선포했다. 2014년 개혁주의생명신학 7대 실천운동인 신앙운동, 신학회복운동, 회개용서운동, 영적생명운동, 하나님나라운동, 나눔운동, 기도성령운동이 확립되었고 2021년에는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는 장종현 박사의 저서가 발간됐다. 2023년에는 백석총회 설립 45주년 기념사업으로 ‘개혁주의생명신학 국제포럼’이 열려 본격적인 세계화를 알렸으며 총회에서는 <예수생명 예수생활>이라는 구역공과로 개혁주의생명신학이 성도들의 삶에 뿌리내리도록 했다.
주창자인 장종현 박사는 “신학은 학문이 아니라는 주장은 학문을 무시해서 나온 말이 아니다. 학문은 성경을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성경에 기초하지 않은 신학, 무릎 꿇고 기도하지 않는 신학, 순종하지 않는 신학은 사변적인 것에 불과하다”면서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성경을 계시로 믿고 힘있게 복음을 전파하길 바라며 예수 생명으로 충만한 신학을 위해 날마다 기도할 때 하나님이 함께, 너와 내가 함께, 이웃과 함께 하는 복된 한국교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