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갈등의 교회, 오직 십자가 사랑이 답”

한신교회, 제16회 신학심포지엄 개최

2023-06-22     정하라 기자

교회의 분열과 갈등에 대한 문제가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니듯 사도 바울이 살아가던 1세기 초대교회 시대에도 갈등은 존재했다. 서기 54년경 바울은 파벌과 이기심, 재정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린도교회를 향해 편지를 썼다. 바울의 편지인 고린도전서에서 오늘날 갈등하는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에 적용할만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한신교회(담임:강용규 목사)는 레드랜즈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과 공동으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서 제16회 신학심포지엄을 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목회자들의 영적·지적 재충전을 위한 시간으로 마련됐다.

한신신포지엄이

이날 강사로 나선 제이미 클락 솔즈 교수(남감리교대학교 퍼킨스 신학대학원)는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한 바울의 편지를 바탕으로 오늘날 교회 공동체의 갈등과 문제의 해결책이 십자가의 논리에 근거한 ‘사랑’이라고 밝혔다.

제이미 교수는 “바울은 서기 50년경 고린도에 가정 교회를 설립했다. 바울은 자신이 매우 사랑했던 이 교회를 두 번 방문했고, 고린도전서라고 불리는 편지는 그가 고린도 교회에 쓴 최소한 두 번째 편지로 54년경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말씀에서 바울은 고린도전서 편지의 본문에서 고린도교회에 대한 다양한 문제와 관심사를 다뤘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의 문제로 파벌과 영적 엘리트주의(1~4장), 성과 금욕주의(5장, 6장 12~20절, 7장), 각종 소송(6장 1~11절), 우상에게 바쳐진 음식(8~10장), 무실서하고 자기중심적인 예배(11~14장), 부활에 대한 부정(15장)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편지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사랑으로’라는 말로 끝맺는다. 이 점에서 이 편지의 가장 중요한 주제가 ‘사랑의 논리’라고 강조했다.

제이미 교수는 “바울에게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일이 예수님의 삶과 죽음, 부활을 통해 드러난 가치에서 비롯된 논리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논리’이며, 하나님과 우리, 그리고 모든 피조물 간에 화해를 도모하는 논리”라고 밝혔다.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장’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하나님의 사랑인 ‘아가페’ 사랑을 깊이 일러주며, 모든 은사의 핵심이 사랑에 있음을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교회의 모든 갈등과 문제의 해결책이 결국 ‘사랑’임을 일러주는 것이다. 또 바울은 고린도 공동체 안의 분열과 다툼에 대해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연합’과 ‘겸손’을 제시한다.

제이미 교수는 “이 둘은 모두 십자가의 논리 안에 들어있는 개념”이라며, “서로가 가진 것을 내려놓고 연합하고 겸손할 때, 분열의 갈등을 넘어설 수 있다는 바울의 편지”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공동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공동체’의 연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망이나 믿음이 아닌, 가장 큰 덕목인 ‘사랑’으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제이미 교수는 “사랑의 논리인, ‘십자가의 논리’가 고린도전서의 주요 주제이자, 고린도전서 전체를 관통하고 일관성을 부여하는 일종의 북소리”라며, “고린도전서도 십자가의 논리로 시작해 십자가의 논리로 끝났다. 이는 줄여서 ‘사랑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하나님의 깊이를 탐구할 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든 항상 동일하게 ‘사랑’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

이어 박준서 박사(연세대 구약학 명예교수)가 ‘구약의 이스라엘 중심주의와 만민주의’라는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그는 강연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이스라엘만의 구원의 역사가 아니며, 여호와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의 창조주로서 그의 자비와 은총, 사랑은 이스라엘을 넘어 지상 모든 만민에게 미친다는 것을 강조했다.

앞서 인사말을 전한 한신교회 강용규 목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고 간 한국교회 목회 현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동력이 ‘성경’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갈급하고 목말랐던 목회자들이 말씀으로 채움을 받으며,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신심포지엄은 올해 16회째로 지난 2007년 시작돼 교단을 초월해 매년 50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