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경 이겨내는 한국교회, 위기와 과제는 여전"
한목협, 지난 2일 ‘제5차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주요 결과 발표’ 무종교인 63.4%로 탈종교화 가속, 개신교 인구 15%까지 하락 현장예배 참석률 67.5%까지 상승, 신앙성장 ‘미디어’ 요인 증가 목회자 “코로나 이전 대비 장년 85%예배 회복, 사역은 50~60%”
코로나19를 겪어온 한국교회가 지금 서 있는 위치는 어디일까. 사상 초유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잘 맞이할 수 있을까.
한국교회 현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추적 설문조사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지형은 목사)는 지난 2일 서울 정동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추적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1998년부터 5년마다 발간되고 있는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 공개될 예정으로, 한목협은 그 중 핵심내용 일부를 기독교계 언론에 먼저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개신교인 2,000명, 비개신교인 1,000명, 담임목사 802명, 일반국민 9,182명 등 총 1만2,98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목회자 대상 설문조사는 지난 1월 지앤컴리서치, 일반국민 대상 종교인구 조사는 작년 2월부터 11월까지 한국갤럽이 진행했다.
특히 이번 결과는 코로나19 전후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직접 비교해 종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로서 효용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탈종교화 급속도로 진행 중”
종교 인구 변화 추이를 볼 수 있는 설문은 만 19세 이상 전 국민 9,182명을 대상으로 대면 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2023년 현재 우리나라 국민 중 종교인은 36.6%, 무종교인은 63.4%였으며, 탈종교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8년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서는 종교인이 52.8%, 무종교인이 47,2%로 종교인이 더 많았지만, 2017년에는 무종교인이 53.5%, 종교인이 46.6%로 역전됐다. 2015년 발표한 통계청 종교인구조사에서도 종교인이 46.1%로 무종교인보다 줄어든 현상이 확인됐다.
주목되는 점은 종교인의 감소 그래프가 매우 가파르다는 사실이다. 불과 5년 만에 10%가 감소했으며 무종교인과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사회학적 특성별로 보면, 남성이 26.2%, 여성이 46.9%로 20% 이상 여성 종교인구가 많았다. 또 하나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20대 종교인이 19.1%, 30대가 24.5%로 종교를 가진 젊은 세대가 30%를 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별로 살펴보면 불교와 개신교 종교인이 오차 범위 내에서 1위, 2위를 기록했고 가톨릭이 3위였다. 개신교는 2012년 분석리포트 기준 22.5%에서 2023년 현재 15%, 불교는 22.1%에서 16.3%까지 감소했다. 특히 가톨릭은 10년 전 10.1%에서 2023년 5.1%로 절반이나 줄었다.
2015년 통계청 조사에서는 개신교가 19.3%, 불교가 17.8%, 가톨릭이 8.3%를 기록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달 중순 발표한 2023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를 고려하면 의아한 결과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신뢰도와 호감도에 있어 가톨릭은 불교와 개신교보다 앞섰지만 종교인구 비율 감소폭이 가파르다.
한목협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일반적으로 자기 종교에 대한 충성도와 결집도에 있어서 개신교는 불과 가톨릭과는 차원이 다르다. 다만 가톨릭의 경우 대사회 정책과 언론 정책에서 앞서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인식이 좋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대사회, 대언론 관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소장 지용근 대표 역시 “이번 조사에서 타종교인으로부터 전도를 받은 적이 있는지도 물어봤다. 전개신교가 압도적으로 높고 가톨릭은 아주 낮았다”면서 “개신교에 대한 이미지가 더 좋아진다면 전도의 열매는 더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코로나에서 회복세, 그러나 아직은”
지앤컴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4월 현장예배 참석 비율이 13.6%, 2021년 6월 48.6%, 2022년 4월 57.4%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2023년 1월 현재 ‘지난 주일 주일예배 형태’를 묻는 질문에 ‘현장예배’라는 응답이 67.5%까지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출석교회 온라인 예배’ 16%, ‘다른 교회 온라인 예배’ 2.6%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예배 비율은 2021년 6월 이후 감소 추세로 확인됐다.
'현장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 비율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져 46.1%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앙 성장에 도움 받은 항목'에서는 ‘출석교회 예배와 목사님 설교’가 2012년 63.6%에서 2023년에는 28.3%로 10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결과도 있었다. 같은 기간 ‘가족’은 9.2%에서 20.4%로 약 2배, ‘미디어’는 1.4%에서 19.1%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교회 민낯을 볼 수 있는 결과도 나왔다. 교회를 떠나있지만 자신을 기독교 신자라고 생각하는 ‘가나안 성도’ 비율이 10년 전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상승한 것. 이번 조사에서는 현재 10명 3명은 가나안 성도라고 반응했다.
구체적으로 자신을 ‘가나안 성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9.3%였으며, 2012년 조사에서 10.5%와 비교하면 약 3배 증가했다. 우리나라 총인구 5,135만명 중 개신교인이라는 비율 15%를 환산하면 약 771만명이 개신교인이고, 이 가운데 교회 출석자는 545만명, 가나안 성도는 226만명이 된다. 가나안 성도 200만명 시대가 오고 만 것이다.
한목협의 이번에 이단 교회 출석 여부 문항을 처음으로 포함했다. 지역·성·연령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된 온라인 패널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는 “귀하 출석 교회가 정통적 교회에서 주장하는 소위 이단에 속한 교회입니까?” 질문을 제시했다.
이단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6.3%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5.8%까지 반영한다면 최대 12%까지 추산될 수 있다. 인구 비율로 환산하면 최소 34만명에서 최대 66만명까지 추정된다.
현장 목회자들의 생각은?
목회자들에게 현재 주일예배 형태를 질문했을 때,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 병행’이 65.5%로 가장 많았다. 2020년 5월의 경우 25.4% 수준이었지만, 현장에서는 온라인을 접목하는 교회가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를 100%로 가정하고 현장 예배 참석률이 어느 정도인지 질문했을 때, 목회자들은 장년이 85.3%, 교회학교가 71.4% 회복했다고 답변했다.
또 현재 사역의 회복 정도를 평가해 달라고 했을 때, ‘헌금’이 91% 수준으로 가장 높았으며, ‘제자훈련·성경공부’ 61%, ‘지역사회 구제·봉사’ 59.5%, ‘소그룹활동’ 59.4% 순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문제는 교회 규모가 작을수록 회복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코로나 영향이 계속되고 있지만, 향후 출석교인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목회자는 71%였으며, 2020년 5월 5.3%, 2021년 6월 15.9%에 비춰조면 낙관적 전망이 크게 상승했다.
지용근 대표는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는 한국교회의 가장 중심적 통계지표로 활용해왔으며,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유일무이한 종교계 추적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시대 목회대응 전략을 수립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목협은 이번에 공개하지 않은 설문조사 결과를 더 연구·분석해 기독교계뿐 아니라 정부와 학교에서 객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