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 : 성도를 구제하라
장창영 목사/빛과소금의교회 담임
교회를 개척하고 몇 개월이 되지 않아 있었던 일이다. 남자청년 한 명이 몇 주간 교회에 나오지 않아 심방을 하게 되었다. 그 청년이 살던 곳은 교회 옆 고시원이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시원이라는 곳을 방문하였고, 많이 놀랐다. 좁은 통로, 공용 냉장고와 화장실, 창문이 없는 방, 2평도 안 되는 공간… 그곳에서 청년과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 교회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음이 무거웠다. 내 친동생이라면 그곳에서 살게 했을까? 교회 성도를 가족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정말 성도들을 가족으로 대하며 목회하고 있나?
그리고 한참을 기도한 후에 구제 사업 하나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 청년을 고시원에서 빼내 집을 얻어주기로 한 것이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의 투룸 주택을 마련했다. 15만원의 비용부담을 시키고 나머지는 교회에서 부담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 2명의 대학생을 더 입주시켜 모든 월세를 스스로 자립하게 했다. 남자 3명이 살고 있는 그 집은 ‘1호 학사관’이 되었다. 그리고 이 구제 사업은 확장되어 2호 학사관, 3호 학사관을 거쳐 침대 9개가 있는 상가 한 층의 통합된 학사관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그 학사관을 통해 믿지 않는 대학생들이 입주하였고, 교회에 나왔고, 세례를 받았다.
평양에서 탈북하신 권사님이 교회에 계신다. 가족이라곤 모두 북한에 있고, 영적 가족만이 이곳에 있을 뿐이다. 담임목사인 나는 그분에게는 큰 아들 같은 존재이다. 어느 날, 무릎이 좋지 않아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수술비가 150만원이었다. 문제는 본인에게 그만한 돈이 없다는 것이다. 탈북자는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로 살아가는데, 저축을 할 만큼의 비용은 아니다. 그러니 목돈이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해야겠는가? 교회 가족이 당연히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광고시간을 통해 권사님의 사정을 이야기했고, 성도들은 기쁨으로 구제헌금에 동참하여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그 권사님은 지금도 그때의 은혜를 기억하여 감사를 말하곤 한다.
우리 교회에는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갑작스런 사정으로 가장이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대출에 의존하다가 1금융을 넘어 2금융, 2금융을 넘어 카드론까지 받게 된다면, 성도의 재정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후 카드론 이자를 교회가 지원하고 원금만 상환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가정경제가 악순환 되어 무너질 뻔한 몇 가정이 선순환 되어 위기를 극복한 경우가 있었다.
‘구제’라는 사역을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떠올라야 하는 단어는 ‘성도’이다. 목자는 양의 음성을 듣고, 양을 잘 아는 자이다. 예수님께로부터 위임받은 목회자들은 참 목자가 되어, 양들인 성도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 하는지를 늘 살피고 중보기도하는 자들이다. 그리고 성도들의 필요를 보았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실제적인 도움을 통해 구제사역을 펼쳐 나가야 한다.
나는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불안해 떠는 성도들을 볼 때 이런 말을 한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에겐 빛과소금의교회와 수백명의 가족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가족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