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인구절벽 가속화, 교회 돌봄시설 대안될까”

데이터로 진단하는 한국교회 과제 ①저출산 위기극복

2022-01-06     정하라 기자

2020년 출산율 0.84명, ‘데드크로스’ 시대 돌입
50년 후면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2명 부양
교회 유휴공간 인적자원 ‘돌봄시설’로 활용 기대

출생아 수의 급감으로 인한 인구절벽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젊은 층의 출산 기피현상에 코로나19 대유행까지 더해지면서 혼인율 저하와 출생아 수도 급감으로 인한 심각한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출생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20년 합계출산율(가임여성이 낳은 자녀의 수)은 0.84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0년 기준 출생아 수는 27만 23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300명(10.0%) 줄어든 수치다.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31만명)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출생자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자연감소(데드크로스)’ 시대에 돌입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서 2065~2070년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1.21명으로 회원국 중 꼴찌일 것으로 전망했다. ‘장래인구추계’는 2020년 인구총조사 결과와 최근까지 출생, 사망, 국제이동 등 인구 변동 요인 추이를 반영해 향후 50년간 장래인구를 전망한 결과다.

인구 고령화 현상도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50년 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62.2세(중위연령)를 넘어서게 되며, 생산연령인구(15~64세) 1명이 노인 1.2명을 부양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이렇듯 생산연령인구의 급감은 노동력 부족과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연쇄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정부는 향후 10년을 인구절벽 극복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올해 태어난 0세부터 1세 영아에게 매달 30만원 씩 ‘영아수당’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출산수당에 해당하는 ‘첫 만남 이용권’ 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임신출산 의료비 바우처도 기존 6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수당 지원이 근본적인 출산율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저출산에 대한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단순한 수당 지급을 넘어 정부가 영유아와 산모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늘리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최근 CTS다음세대운동본부가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2.2%가 “믿을만한 보육·돌봄 시설이 확충 시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시적 현금 지급보다 양육을 위한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출산율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위기 가운데, 전국 각지에 분포한 5만여 개 교회가 주중 유휴공간과 인적자원 등을 활용해 ‘보육・돌봄 서비스’를 마련해준다면 자녀 양육이 어려운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진다.

실제로 수원의 율전교회(담임:이우철 목사)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비영리법인 ‘세이마루’ 공부방을 열어 방과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성암교회(담임:조주희 목사)는 초등학생 저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회 본관에서 방과후 교실을 진행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교계도 다음세대 돌봄과 출산 장려문화 정착을 위해 다각도로 힘쓰고 있어 저출산 극복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CTS기독교TV는 지난해 7월 다음세대운동본부 출범식을 갖고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과 교회학교 감소의 현실 앞에 한국교회와 함께 다음세대를 세우겠다고 공포했다. CTS 감경철 회장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년이 안심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국의 교회 중 10%를 돌봄센터로 활용한다면, 더 이상 맞벌이 부부가 보육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CBS기독교방송은 지난해 말 국내 15개 주요 교단장과 출산돌봄 국민운동 한국교회 발대식을 갖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선언했다. 교단 차원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장 통합총회는 지난해 12월 ‘출산돌봄위원회’를 결성하고, 다음세대를 살리는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기간 주력사업으로 ‘저출산 위기극복’을 내세워온 CBS 김진오 사장은 “초저출산이라는 국가의 대재앙을 극복하고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들어 한국 사회 전체와 교회가 아이 양육의 책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올해 무엇보다 돌봄사업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