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함께 보내는 것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79)
이번 주 LA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님의 어머님이신 장병순 권사님이 97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고, 발인예배에서 장학일 목사님이 설교를, 제가 기도를 맡았습니다.
결혼식장에서 결혼하는 두 사람이 지금까지 각자 지내온 가족들의 모습, 둘이 만나 결혼하게 된 스토리들이 영상 화면으로 나오는 것처럼, 발인예배실에선 장병순 권사님의 삶의 모습들이 사진으로 그리고 영상으로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부부의 만남, 4남 2녀 자녀들의 어릴 적 사진부터 성장하는 모습들, 마지막 으로 97세의 생일을 맞아 온 가족이 만나 권사님을 축하하는 영상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받고 있지요~”, “어머님 촛불 끄세요~ 후 하고 불으세요~”
가족들이 말하자, 장병순 권사님이 밝은 모습으로 촛불을 끄는 모습들이 담담히 담겨 있었습니다.
장학일 목사님은 설교를 하시며 당신 아버지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제가 어릴 적 아버지께서 당신의 어머니를 하나님께 보내 드린 후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는 어머니를 하나님께 보내 드리며 <어머니>라는 단어도 함께 보내 드렸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그 어머니가 이 땅에 계시지 않기 때문에 ‘어머니’라는 단어를 부를 일이 없다고 하시면서요.” 장 목사님은 그게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지만 깊은 인상이 남아 있다 하셨습니다.
장병순 권사님은 97세를 사시며 4남 2녀 중 두 아들은 목사로, 다른 자녀들은 장로와 권사로 교회에 충성하도록 키우셨습니다. 손자 6명 중 5명이 목사가 되었습니다. 모두 할머니가 특별히 기도로 키운 자녀들입니다. 권사님의 평생소원이 기도하다가 하나님을 만나길 소원하셨다는데, 건강하게 사시다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습니다.
인생은 나이가 들어가며 ‘땜장이’가 된다고 하더라구요. 치아도 땜을 해야 하고, 무릎도 약해져서 땜을 해야 하구, 몸 이곳저곳을 돌보고 땜질을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생긴다죠.
김활란 박사님은 당신의 임종 시에 제자들이 장송곡 ‘며칠 후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등 슬픈 노래를 부르니 벌떡 일어나서 그런 슬픈 노래 부르지 말고, ‘천성을 향해 가는 성도들아 앞길에 장애를 두려워 말아라’는 신나는 곡을 불러 달라고 하셨다는데요.
한기홍 목사님의 어머님이신 장병순 권사님의 발인예배는 슬픔이 아닌, 감사의 시간이었고, 한기홍 목사님은 이제 어머니와 함께 그 어머니라는 단어도 보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과 영상에서 장병순 권사님은 행복한 시간들, 주님 때문에 믿음의 가문을 이룰 수 있었음을 감사해 하는 모습들이 곳곳에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이가 태어날 때는 백일이다, 돌이다 해서 굉장히 축하하는데요. 이스라엘은 임종을 더 축하한다고 하죠?
인생 긴 시간의 항로를 아름답게 마친 모습이기 때문이라나요. 돌이나 백일은 이제 출항을 앞둔 배라면, 임종은 그 긴 출항을 멋지게 마친 모습이기 때문에 더 축하해야 한다구요. 우리의 마지막 모습이 장병순 권사님의 모습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한번 저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