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날이다
172.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지난주 토요일, 우리 교회를 25년 다니고 있는 38살 정형재 청년이 결혼하는 날이었습니다. 주례를 끝내고 나오고 있는데, 우리 교회 정형재의 친구 84년생들이 그 결혼식에 참석한 게 보였습니다.
28년 전 개척하고 부교역자도 없던 시절, 중학생이었던 그 꼬마들은 제 친구들이자, 교회 성도였습니다. 교회가 늘 녀석들 때문에 북적거렸었거든요.
38살이나 된 녀석들은 한 명 두 명 제게 와 인사하기 시작하더니 금방 우르르 84년생 한 10여 명이 몰려들었습니다.
“목사님! 우리 사진 찍어요?”
“그래, 사진 찍자~”
“내가 목사님 옆에 설 거야.” 다른 교회 부목사 사모로 있는 천현주 사모가 이야기하고, 아이 셋을 잘 키우고 있는 김지혜 자매도 “내가 목사님 옆에 설 거야” 했습니다.
우리 교회 다니고 있는 박정선 간사가 제 옆에 있으려니, “너는 목사님하고 늘 같이 있잖아, 우리는 지금 이게 얼마만인데~”, “그래 맞아. 맞아 너는 저쪽 가서 찍어~” 해서 그 녀석은 끝으로 밀려났구요.
“목사님! 지원이 두 달간 교회 안 나왔어요~ 한번 물어 주세요.” 제가 이지원을 향해 눈을 돌리자 깜짝 놀란 모습으로 손사래 치며, “목사님 아닙니다. 저는 코로나 병동에 있어서요, 다음 주부터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목사님 지원이 교회 안 나왔데요”하고 김소라 자매가 제게 일렀습니다.
“이리 와~~” 녀석들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머리를 제게 물리며 오랫동안 지냈었거든요.
“머리 한번 물어 주세요” 하는 김소라 자매의 간곡한(?) 애원에~ 그 예식장에서 녀석의 머리통을 중학교 1학년 때처럼 한번 물어 주었습니다.
“아얏~~” 하는 순간, “목사님~ 이유빈 옆에 저기 종선이도 있어요, 교회 안 나와요, 걔도여~~”
“너도 이리 와~”
“목사님 목사님~” 하는 녀석의 머리를 그 옛날 중학교 1학년 때처럼 물어 주었습니다.
“아얏~~” 머리를 물린 녀석들은 머리통을 붙잡고, 다른 동창 녀석들은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습니다.
결혼식장을 다녀오는 길, 녀석들과 통화하며 그룹 카톡을 만들어 달라 부탁했습니다. 차 안에서 아내와 정순애 전도사, 강은숙 간사는 그 옛날로 금방 돌아가 깔깔거리며 추억을 소환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참~! 좋았어요, 목사님과 함께 지내는 모습이 좋아 보였거든요.”
“세월이 무척 흘렀는데도 아이들은 그 자리에, 목사님은 또 목사님의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저 역시 40대의 목회자로 돌아가는 듯했구요” 아내가 말했습니다. 목회는 이런 맛도 있는 것 같다구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 모두는 지내온 세월을 감사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