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공감하는 설교
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담임
설교를 잘하는 목사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단체에서는 목회자 설교에 대하여 순위를 정하기도 합니다. 저는 설교자로서 오랫동안 해 오지만 지금도 소망이 있다면 설교를 잘하는 것입니다.
설교를 잘 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웅변력이 뛰어 난사람일까요. 웅변력이 뛰어난 사람은 분명히 좋은 장점을 가진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은 설교를 잘하려면 한 가지 설교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설교학적으로 대상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설교는 짧게 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필자가 설교자로서 회중들에게 듣고 싶은 말은 “목사님이 전해주신 말씀에 공감합니다”입니다.
성도들이 자신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공감한다면 더 이상의 바랄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언변과 잘 짜인 설교를 한다 해도 회중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좋은 설교, 잘하는 설교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감하는 설교가 되기 위해 성도들의 눈치를 보고 성도들이 듣고 싶어하는 설교를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설교자 중에는 성도들이 듣고 싶어 하는 설교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공감하는 설교를 위해서는 성도들과의 교제가 중요합니다. 목자는 양떼를 돌보고 인도하므로 양 떼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게 됩니다. 성도들과의 교제를 위해서는 사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제자훈련을 통해 깊이 있는 나눔이 있어야 하고, 연약한 성도 힘든 성도들을 심방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 성도들과의 소통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어 버렸고, 목자와 양떼의 사이가 멀어지면서 성도들의 마음을 깊이 있게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본 교회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부목사가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 중에 게스트로 나온 분들과의 대화하고 소통하는 코너가 있는데 사연 속에 갈등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분명히 많은 설교를 듣고 있지만 마음에는 갈대처럼 흔들리는 신앙의 모습을 들으면서 나의 설교가 성도들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설교에는 선포의 의미도 있습니다. 듣든지 아니 듣든지 선지자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듣는 사람은 상관없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선포하는 경우 과연 그 설교가 하나님의 뜻인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선포한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천국 복음을 선포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설교는 모든 성도가 듣고 깨달으며 믿음으로 반응하여 적용해야 합니다. 공감하는 설교자가 되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신뢰를 주어야 합니다. 거룩성이 무너지면 무슨 말씀이든 공감하지 않습니다.
성도들에게 공감이 가는 설교가 되기 위해서는 성령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감화와 감동을 해 주셔야 합니다. 성령의 역사가 없이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성령 하나님을 의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감 가는 설교를 통해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강하게 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는 위로가 되게하고 죄악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는 회개하고 돌아서게 하고 게으른 사람들에게는 부지런함으로 충성하게 하는 변화와 성숙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