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포럼 - 하나로 가는 한국교회

2004-07-11     
손인웅목사/한기총 일치위원장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교회는 하나의 교회다. 보혜사 성령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도 하나의 교회다. 그런데 왜 교회가 분열됐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회적 문제나 신학적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같은 신조를 가지고 고백하는 교회들의 분쟁이 끊어지지 않고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그래서 기독교 윤리학자 리차드 니버는 ‘교회 분열의 시대적 배경’이라는 저서에서 교파주의와 그 분열의 원인을 역사와 사회적인 배경과 윤리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연구했다. 니버는 교파주의의 배경, 즉 교회 분열의 배경을 경제적·정치적·지역적·문화적·인종적 배경 등으로 분류해 연구했다. 한 마디로 니버는 교회의 분열은 교회의 윤리적 패배라고 선언했다.

그렇다. 세계 교회가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과 평화를 세상을 향해 선포하면서도 교회 자체는 용서하지도 못하고 사랑으로 평화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기독교는 스스로 실패를 인정하고 교회의 간판을 내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세례를 받은 사람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이 없습니다. 그것은 모든 성도들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다 하나이기 때문입니다’(갈 3:28)라고 기록하고 있다. 평안의 매는 줄로 하나 되게 하신 것은 인종과 신분과 성(性)과 빈부와 지역과 문화적 모든 차이를 극복하여 하나로 묶어서 하나의 교회 공동체가 되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의미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을 표방하는 그리스도교가 실제적으로는 가장 전투적이요, 편협한 것은 어찌된 까닭일까? 그것은 아득한 옛날 중동지방의 유목민들의 전쟁과 보복의 문화에 뿌리를 두면서, 또한 구약시대의 ‘거룩한 전쟁(聖戰)’ 개념에서 2천 년 기독교 역사 중 ‘정의로운 전쟁’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독교가 313년 이후 콘스탄티니우스를 비롯한 황제들의 국가권력과 교회가 손잡는 데서 비롯됐다. 그 이후 정복자들은 한손에 십자가를, 한손에 칼을 들고 세계를 정복하면서 전투하는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교회가 정치권력화되면서부터 많은 적을 만들었고, 선교의 문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됐다. A. D. 1054년 동서 교회가 분열된 것은 표면적으로는 교회적인 원인(성령론)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요인으로 콘스탄티노플과 로마의 주교들 간의 권력 투쟁이었고 문화적으로는 라틴어 문화권과 헬라어 문화권 간의 충돌이었으며 지리적, 인종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었다.

가장 불행했던 것은 십자군 전쟁이었다. 그리고 지중해 연안의 기독교 국가들의 경제권을 뚫고 들어가지 못했던 마호멧이 무역의 길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슬람교를 구상해 경제적·정치적 결속을 통해 대응함으로써 아브라함의 자손들끼리 숙적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A. D. 1517년에 서방의 기독교는 종교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깃발을 들고 교회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교파로 분열됐다.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소중하지만 그리스도의 몸을 찢어놓은 죄악은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됐다

이러한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기독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서 가장 전투적이고 배타적이며 편협하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특별히 한국교회가 타 종교와의 관계에서 가장 배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약점을 시정해야만 선교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보다 더 심각하고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기독교 자체의 연합과 일치다.

같은 교회와 신조를 가지고 있는 교단들이 분쟁과 분열을 계속했던 수치와 약점을 회개하고 하루 속히 연합과 일치운동을 일으켜서 하나의 교회를 회복해야만 한다. 한국교회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여기에는 수많은 장애 요소들이 있지만 성령께서 모두 다스려주셔서 하나의 교회를 이루어주실 것을 확신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이러한 사람을 위해서 태어났고, 이러한 일을 위해서 존재하고 그 사명을 다하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하나의 연합기관이 10단계 로드맵을 따라 2007년에 탄생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면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실 것이요,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기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