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위기…목회철학의 부재에 있다”
인터뷰//‘목회철학’ 저자 백운주 목사
오늘의 목사가 ‘내일의 목사’에게 전하는 메시지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 부족이 교회의 갈등 야기
“목회철학의 부재야말로, 한국교회의 위기입니다. 목회 철학은 싸움의 철학입니다. 주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모든 것들과의 싸움이 목회 철학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 16일 증가성결교회(담임:백운주 목사)에서 만난 백운주 목사는 “기독교는 ‘프로테스탄트’로 항의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로 비진리와 비성경적 전통이나 사상에 대항해야 한다. 목회는 이렇듯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요소들과의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담임 목회자는 교회의 건강하지 못한 부분들과 타협 없이 싸워가야 한다. 그중에서도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시는 시스템, 기득권과 싸워야 한다”면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의 모습으로 변화시키려고 할 때마다 거센 저항과 오해가 있었기에 ‘목회는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담임 목회자의 ‘목회철학’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 그는 “담임 목회자가 나름의 방향과 목표로 삼는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바로 ‘목회철학”이라며, “반드시 성경에 입각한 규칙과 원칙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담임 목회자가 야망이나 기분에 따라 교회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이어 백 목사는 “교회는 담임 목사의 소유가 아니다. 무엇보다 담임 목회자는 성경에 입각한 목회 방향과 목표를 세우고, 반드시 온 성도에게 공유해야 한다. 일반 성도뿐 아니라 당회, 부 목사, 담임 목사 모두가 그 ‘목회철학’에 철저하게 귀속될 때 교회가 안정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백 목사가 부임하기 전, 증가교회는 담임목사 청빙 과정의 내홍으로 4년간 반목과 갈등을 겪었으며, 그 과정에서 500여 명의 교인이 교회를 떠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백 목사의 부임으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이미 상처받은 교인들의 이탈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백 목사는 장로와 성도들 스스로 회개함으로 교회의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교회를 부흥으로 이끌었다. 그러한 회복 사역의 중심에는 ‘말씀’이 있었다.
백 목사는 “하나님의 지혜는 말씀밖에 없다는 생각에, 교인들과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교인들을 설득해 10주 과정의 성경공부를 시작했고 600여 명의 교인이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교인들이 점차 변화되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화합과 연합을 이룰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한 경험과 간증을 엮어 백 목사는 내일의 목회자들을 위한 메시지와 교훈을 전하고자 ‘목회철학(우리가본책)’ 책을 발간했다. 백 목사는 “책은 대담형식으로 목회철학에 대해 후배 목회자와 질문을 묻고 답하는 식으로 써내려갔다. 교인을 중심으로 어떻게 섬겨야 할까를 하나씩 생각하면서 목사도 결국 섬김의 자세로 나갈 때 교인들의 자세도 변화된다는 것을 경험하며 목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담임 목회자가 교회에 새로 부임하고 목회자와 성도가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허니문 기간’이 3년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조급한 마음에 한꺼번에 무언가를 고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큰 배가 천천히 턴 하는 것처럼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백 목사의 목회 여정 가운데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목회자로서 교회가 하나님 뜻대로 가지 못하는 전통, 관습, 목회자, 조직과의 싸움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서 가장 큰 싸움은 교회 조직과의 싸움, 즉 기득권과의 싸움이다. 이를 고쳐나가는 과정이 ‘목회철학’”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교회 안 어떠한 갈등 상황에서도 중립을 지키고 무조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다짐했다”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하나님은 아신다는 믿음이 저를 흔들리지 않게 했다”고 고백했다.
현재 증가교회에만 있는 독특한 시스템은 ‘장로 안식년제도’다. 이는 장로들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취지로 6년 동안 장로직을 맡은 뒤 1년은 쉼의 시간을 갖고 평신도로서 다른 교회를 섬기거나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 것이다.
백 목사는 “교회의 기득권이라고 할 수 있는 목회자와 장로가 먼저 ‘내가 잘못했다’고 회개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건강한 교회의 시스템을 갖춰진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주인의식을 갖는 것은 좋지만, 주인노릇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가 목회자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목회에 실패하는 원인은 성경을 몰라서가 아니라 인간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교인 간 갈등은 교인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딪히는 것들이 많다”며 사람에 대한 이해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저의 목회철학은 ‘로드십’에 있습니다. 곧 내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이며, 언제나 하나님은 선하시며, 무슨 일이든 거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항상 ‘주세요’라는 신앙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