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영상에 은혜 담으려 별짓 다 해봤어요”
당신이 주인공입니다① 온라인 상황 속 숨은 영웅 ‘교회 영상 담당자’
해성교회 중고등부 교사 이진형 집사, 시간 쪼개 공부하며 콘텐츠 제작
교회학교 예배부터 여름 수련회까지 다 영상으로…“힘들었지만 보람 커”
한국교회에 사상 초유의 온라인 상황이 불어닥친 지도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오르내림에 따라 현장예배가 원천 통제되는 속에서도 한국교회는 온라인을 통해 신앙인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예배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지금도 한국교회 일각에선 ‘영상 예배’가 옳으냐 그르냐를 두고 논쟁을 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그나마도 없었다면 ‘공예배’의 중단이 불가피 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 속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예배의 끈을 끈질기게 붙잡은 이들이 있다. 바로 교회 영상 담당자들이다. 이번호에 첫발을 떼는 연재 ‘당신이 주인공입니다’에서는 한국교회 곳곳에 숨은 공로자들을 조명해 나갈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교회 영상 담당자’를 만나봤다.
서울시 중랑구 소재 해성교회(담임:김신근 목사)에서 중고등부 교사로 섬기고 있는 이진형 집사. 교사들 사이에서도 청년과 장년의 허리 역할을 맡아온 30대 이 집사는 코로나가 한창인 지난해 4월 첫째 주부터 교회학교 영상 예배 담당이 됐다. 과거에 선교단체 미디어 사역을 담당했던 경험이 있는 그이지만 온라인 예배를 기획하고 송출하는 일이 녹록치는 않았다.
교회학교 담당 목사와 함께 깜깜한 동굴 속을 손으로 만지며 나가듯 지나온 1년이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OBS(온라인 영상 송출 소프트웨어)를 다루기 위해 유튜브를 뒤져가며 공부했다. 송출이 가능한 단계가 된 뒤에는 어떻게 하면 비대면 예배 속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일까를 고민해야 했다. 당장에 떠오른 방법은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었다. 이 집사가 설교 전 찬양인도를 할 때는 담당 목사가 학생들과 댓글로 소통했고, 설교 시간에는 반대로 이 집사가 댓글 창을 맡았다. 학년별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댓글로 소통하며 지원에 나섰다.
지난 1년간 시도했던 아이템 가운데 가장 신박했던 것은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비대면 퀴즈 프로그램이었다. 여름 수련회 기간 진행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또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깊은 고민의 결과였다. 이 집사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함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수련회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자전거에 360도 카메라를 달고 교회 주변을 다니면서 수련회와 관련된 키워드들을 영상 속에 숨겨놓았다”며 “학생들은 핸드폰 화면을 돌려가며 퀴즈의 정답을 찾았는데 상호 작용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화상 회의 어플리케이션 ‘줌’을 활용해 레크리에이션을 하기도 하고, 교사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 일기 ‘브이로그’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최대한 동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교사가 직접 액션캠을 달고 운동을 하는 ‘랜선 철인삼종경기’도 시도했다.
이 집사는 “아이들과 소통하고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만난 것 같은 효과를 내려고 열심히 고민한 것 같다”고 회상하면서 “소통은 쉽지 않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 여전히 조회 수가 낮으면 힘이 빠진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이 제한적이나마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는 것에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학생들 입장에서는 더 재미있고 퀄리티 있는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이니만큼 최근에는 영상의 질보다는 학생들이 얼마나 예배를 진짜로 드리고 있는가에 신경 쓰면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집사는 끝으로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가 끝나서 더 많은 인원이 온라인이 아닌 얼굴을 맞대고 예배를 드리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면서도 “코로나를 계기로 구축된 온라인 사역의 환경은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공부하고 고민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