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 속 기독교의 변천사를 파헤치다
송철규·민경중 신간 ‘대륙의 십자가’ 펴내
중국 대륙을 지배했던 제국들과 그리스도교는 어떻게 함께 전성기를 누리고 또 나란히 몰락했는가. 중국의 5대 제국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그리스도교 역사를 서술한 책 ‘대륙의 십자가’가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중국학 권위자 송철규 교수와 베이징 특파원으로 오랫동안 중국을 연구한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이 7년 동안 중국 13개 도시와 런던의 중국선교 본부를 탐방하고 집필한 역사서다. 뿐만 아니라 고대 로마를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에서 꽃피운 유럽의 그리스도교 문화가 통일신라와 일본에까지 전파된 역사까지, 그동안 몰랐던 지식과 통찰을 전해준다.
이 책은 중국과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가치를 세 가지 로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1,400년 전에 당나라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래 제국의 전성기와 몰락기를 함께한 그리스도교의 역사다. 두 번째는,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0년 동안 수많은 유럽 선교사들이 정치·사회·경제·과학의 서양 문명을 중국 동양 문명에 전파했고 궁극적으로 양대 문명이 융합하는 과정을 그린 역사다. 세 번째는, 현대 중국의 그리스도교 역사다. 저자들은 타이완을 포함해 중국 13개 도시를 발로 뛰며 1,400년 전의 ‘대진경교유행중국비’, 고대·중세·근대 선교사들의 유물과 유적, 현대 교회의 파괴 현장까지 중국 그리스도교 역사를 책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대륙 패권을 지배했던 제국들의 역사를 돌아보면 영광의 시대도 있었고 몰락의 순간도 있었다. 이러한 영광과 몰락의 시기에는 늘 외세와 종교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당나라의 황금기와 몰락의 때에 그 중심에 경교가 있었고, 명나라와 청나라의 교체기에 유럽 지식인들이 황제의 도시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청나라의 황혼기에는 선교사들이 교육과 의료 분야에 헌신하다가 망국과 함께 생을 달리하기도 했다.
각 장 말미에 별면으로 구성한 ‘현장 탐방기’에는 중국 5대 제국과 그리스도교 역사가 마치 중국 현장에서 보듯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들은 7년 동안 총 1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하며 유적, 유물 사료와 현대 중국 교회, 성당, 대학에 관한 자료를 풍부하게 수집했다. 구성 또한 특이한데, 2020년을 기준으로 최대 1,400년 전부터 최소 50년 전까지, 13개 도시 곳곳의 과거 풍경과 현대 광경을 보여주고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이 책의 부제처럼 ‘5대 제국들의 흥망성쇠와 격동적인 역사’를 실감나게 만들었다.
한편 탐방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들 그리고 등록교회와 미등록 교회 관계자들 인터뷰도 여럿 수록했다. 이 자료들은 중국 현지 관계자와 취재원을 섭외하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리스도교의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진솔한 시각과 의견도 담겨 있어 관심을 끈다.
출판사는 서평에서 “그리스도교에 몸담은 독자라면 중국 그리스도교인과 연대하여 양국의 종교·문화 교류를 재건할 때 이 책에서 요긴한 정보를 풍성하게 얻어갈 수 있다”며 “역사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저자들이 유럽 대륙과 중국 대륙 사이 1만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담아온 이야기 속에서 역사, 종교, 전쟁, 철학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저명인사들의 추천도 줄을 이었다. 단꿈아이 대표이사이자 역사작가인 설민석 선생은 “대륙의 십자가는 기독교를 다룬 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은 ‘당 → 송 → 원 → 명 → 청’의 5대 제국과 현대 중국까지 1,400년 격동의 세월을 담고 있는 역사서”라며 “저자들은 저 거대한 대륙 곳곳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날카로운 통찰로 우리에게 전해준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드류대학교 신학교 교수 레너드 스윗 박사는 “중국 기독교 역사를 거의 완벽하게 다룬 ‘최초의 책’”이라며 “치밀한 연구와 조사 결과를 유려한 문장으로 담아내는 한편으로 높은 학문적 성과를 폭넓게 제시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임성빈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한국 기독교는 중국 선교사(宣敎史)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통전적으로 조망하는 새로운 문에 비로소 들어서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