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정의와 인간의 정의, 1523년(2)

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 38

2019-03-12     주도홍 교수

복음은 하나님의 의

하나님의 정의는 성경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츠빙글리는 아주 빈번하게 성경을 가져와 하나님의 의를 설명한다. 하나님은 모든 깨끗함, 모든 올바름, 모든 정의 그리고 모든 선의 원천으로서 의롭다. 정의 자체이신 하나님은 모든 근본 의의 원천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존재하는 분이다. 문제는 죄에 빠진 인간은 하나님의 정의에 다가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주어 그를 믿는 자들이 하나님께 다가갈 수 있는데, 이 소식이 바로 복음이다. 사람은 오직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 간다. 복음은 인간의 죄와 절망의 반대편에 있다. 

츠빙글리가 제시하는 하나님의 정의는 설교를 듣는 베른 시민들의 구체적 삶을 염두에 두고 있어, 결코 현학적이거나 추상적이지 않고 실질적이다. 자못 학자들이 이러한 츠빙글리의 단순하고 현실적 하나님의 정의를 유치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없지 않다. 츠빙글리의 이 글은 치열한 종교개혁의 역사적 정황을 그리고 설교를 들었던 일반 교인들을 머리에 그리며 츠빙글리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츠빙글리는 성경적 근거 위에서 중세교회가 내세웠던 업적 신앙 내지는 공로의에 대항하여 하나님의 정의를 설명한다. 궁극적으로 츠빙글리에게 하나님의 의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츠빙글리가 설명하는 하나님의 정의는 10가지이다. 
 

인간의 좌절과 기쁨

인간의 그 어떠한 노력 없이 넘치도록 용서하는 온전한 초월적 용서이다(롬5:6-11). 살인을 금할 뿐 아니라, 화내지 않는다(마 5:22). 도살장으로 끌려갈지언정, 소리치지도 소송과 다툼도 하지 않는다(사53:7; 마12:19). 모든 더러운 욕망을 떠나있다(마5:28; 창2:24; 마19:5-6). 인간의 모든 맹세를 금한다(마5:37). 그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준다(눅6:35; 마6:26).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한다(마5:44). 남의 것을 탐내지 않고 훔치지 않으며, 도리어 모든 것을 거져주며, 우리의 더러운 죄악을 치유한다(출20:15,17). 악한 말과 해치는 말이 하지 않는다(마12:36).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여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었다(요15:13;마23:8;갈4:5). 

“이 주님의 명령은 교황추종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하나의 단순한 충고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실행하도록 요구한 실제적인 하나님의 계명입니다. ... 하나님의 뜻은 어느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오직 그의 말씀에서만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의 계명이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영원한 뜻에 대한 계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하나님의 계명들 속에 복음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마십시오.”(『츠빙글리 저작 선집 I』, 213).

츠빙글리는 하나님의 의를 설명한 후 인간의 좌절감에 대해 언급하는데, 분명한 사실은 그 좌절감과 함께 믿는 자들의 영혼에 그리스도가 가장 큰 기쁨으로 찾아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