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조 해설(1523년)(1)
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⑦
츠빙글리가 1523년 1월 29일 ‘개혁교회 신학의 원형‘이라고 일컫는 67조를 발표했을 때, 콘스탄츠 주교단의 파버(J. Faber)와 튀빙엔의 플란츠(M. Plantsch) 등 반대자들은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도들의 가르침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으며 또한 진리에 맞지 않는다.’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에 츠빙글리가 그의 저서 중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67조에 대한 해설’을 5개월 보름 집필하여 1523년 7월 14일 취리히 시민에게 헌정하며 세상에 내놓았다. 67조 해설서는 반대자들의 논리를 꺾기 위함이며, 자신의 입장을 성경적으로 공고히 하기 위함이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가르침과 영광이 밝히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최초의 개신교 교의학’, ‘츠빙글리 사상의 핵심 고백서’라고 불리는 67조에서 츠빙글리는 크리스천의 개인윤리와 사회윤리를 성경에 근거하여 바로 세우고자 했다. 츠빙글리가 친구 슈타이너(W. Steiner)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하는 대로, 67조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수많은 뜨거운 논쟁점들의 집합체”였다. 67조는 5가지 관계를 보여주는데, 곧 하나님과 사람, 죄, 루터, 교회 그리고 윤리이다.(U. Gaebler). 츠빙글리의 윤리는 루터보다 훨씬 강하게 칭의론에 근거하는데, 믿음은 사람을 의롭게 만들 뿐 아니라, 의롭게 살도록 만든다. 성경은 츠빙글리에게 모든 신학을 세우는 최고의 기준점이며, 가장 최상의 권위이다. 츠빙글리의 신학의 근거는 두 가지로 ‘오직 그리스도’와 ‘오직 성경’이다.
“하나님께 속한 많은 사람들은 내가 제시한 논제들에 대해서 분명하고 정확한 하나님 말씀을 바탕으로 근거를 밝혀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으며, 나는 하나님 말씀의 영광을 위해서 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리에 근거한 나의 논제 중의 몇몇은 아예 그리스도 자신이 직접 한 말씀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임걸 역, 20)
츠빙글리에게 복음은 이사야 6:1을 따라 마음이 상한 자를 위로하고,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자에게 해방을 선포한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사람들이 구원과 평화를 원하지도 않고, 그냥 노예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츠빙글리는 그들 안에 효모처럼 번져 그들을 변화시키는 생명의 복음을 들려주어야 했다. “진실한 신앙인은 다른 형제가 불신앙 가운데 있는 것을 결코 평안한 마음으로 보지 못합니다. 불신앙에서 벗어나게 되면, 어느 누구도 하나님 말씀에 대항할 수 없는 것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23)
츠빙글리는 1조에서 중세교회가 말하는 ‘교회의 인준을 받지 않은 복음은 아무 가치가 없다’는 말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성경이 하나님 말씀되게 하는 것은 성령 하나님이다. 복음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의 사람임을 검증 받은 사람”이어야 하는데, “절대적으로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인도했느냐(요6:44), 그리고 그에게 진리를 알려 주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사람이 승인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인식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 합니다.” 완전한 진리는 오직 성령으로부터 나오는데, 그리스도를 바르게 인식하는 사람은 모두 하나님에게서 배운 것이지, 사람에게 배운 것이 아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2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