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은혜의 목회 여정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⑭

2018-05-16     이찬용 목사

지난 수요일 새벽예배를 인도하던 끝 즈음이었습니다. 새벽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에게 기도 부탁을 드리면서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 끝까지 잘하는 목회자가 될 수 있도록, 성만교회를 개척한 목사로서, 이 교회에서  은퇴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도록요!” 하고 말하는데 그냥 “울컥” 했습니다.

이번 주간은 우리 교회를 창립한 지 25주년이 되는 주간이거든요. 누군가 말하듯 지난 25년이 그냥 꿈같았기 때문입니다.  참~ 아름다운 꿈 말이지요.

두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다가, 미국에서 목회할 뻔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의 큰 교회 목사님이 1993년 당시 러시아 선교 문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선교사로 나가라고 하신 적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십자가 많은데 무엇 하러 이 목사도 십자가 하나 더 얹으려 합니까? 우리 쪽에서 파송해 줄 테니 선교사로 나가세요” 하셨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선교사의 은사가 없었습니다. 제 자리는 현장 목회자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교회 개척은 사실 온가족을 저당 잡히고 하는 것이라 하던데요. 살던 집 전세금을 빼서 39평 자그마한 공간을 빌려 개척을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은요? 그냥그냥 지냈습니다. 매달 내야 하는 월세를 걱정하기도, 이런저런 사람들을 겪기도, 돈의 위협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기도, 제가 섬기는 예수님은 보이지 않고 힘 있고 돈 있는 성도가 먼저 보여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애쓰기도, 남몰래 뒤돌아서서 홀로 울음을 삼키기도,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도 당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5년이 되었네요.

지난 25년 목회를 뒤돌아보면 저는 “그 어느 것 하나 주의 은혜가 아닌 게 없습니다”라는 복음성가에 나오는 고백과 동일하게 이야기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용납하시고 성도들이 주는 사랑을 입어 행복한 세월을 지내올 수 있었거든요.

문제요? 물론 많이 있었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문제보다 더 크신 우리 주님은 피할 길과 감당할 힘으로 도와 주셨습니다. 이제 마지막인가 싶을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흐르니 문제도 아닌 그냥 작은 것으로 남아 있더라구요.

그래서 새벽예배 후 “끝까지 잘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하고 부탁을 드리는데 그냥 속에서 뭔가가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감사’라는 단어는 그럴 때 사용하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냥 세상이 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만 같습니다. 저만큼 주님의 사랑을 받고, 성도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는 목회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합니다.

오늘 심방 가는 차 안에서 어떤 성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요즘 전도가 재밌다고 하면서 “전도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 교회 같은 교회를 만나지 못하면 자기가 손해인데 왜 이걸 모르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 교회에 대한 이런 저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목사님! 우리가 사는 아파트엔 목사님 팬들이 무척 많아요. 얼마 전 우리 교회 처음 나오신 부동산 하는 언니가 제일 자랑 많이 하던데요”하기도 했습니다.

좌우간! 저는 하늘의 복을 받은 목사 같답니다. 행복한 목회자, 저를 지지해 주는 성도들, 주님의 용납하심을 받는 목회자 말입니다.  계속 이 상태로 쭈~ 욱~ 은퇴할 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