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 한국교회 역할은?
한국복음주의신학회 '다문화와 한국교회' 주제로 제71차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전 세계 이주민 수가 2억5천만여명에 이르는 다민족-다문화 사회,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총신대 심상법 교수)가 이 같은 물음에 대안을 모색하고자 지난 28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다문화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제71차 정기논문발표회를 열었다.
'다문화 사회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한 고신대학교 이병수 교수는 "이주민 및 난민에 대한 혐오 등으로 다문화주의를 포기한 유럽을 반면교사 삼아 한국교회는 '선교적 교회' 모델을 추구해 그리스도 사랑으로 다문화 가정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수 교수는 국내 이주민 수가 약 240만명에 달하는 다문화 시대 '다종교', '대안교육의 부재' 등 한국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한국교회의 다문화 선교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교육과 관련, 이주 청소년들의 학교 중도탈락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안산만 해도 다문화 중학교 학생의 중도 탈락률이 40-50%이고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74%로까지 뛴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들을 그냥 방치한다면 유럽 테러사태처럼 '외로운 늑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정부도, 지자체도, 선생님도 해결해 줄 수 없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기대야 할 곳은 바로 교회"라며 신학자 칼 바르트가 주장한 '선교적 교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방 교육청이 재정적 이유로 다문화 가정을 위한 대안학교에 적극 뛰어들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 교회들이 연합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문화 주일학교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이해 교육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실제로 90년대 경찰이 한국어를 더듬는 이주여성 찬드라를 행려병자로 취급해 정신병원에 수감시킨 사례처럼 한국사회의 편견과 차별로 피해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이유다.
이병수 교수는 "다문화 이해 교육을 위해 각 분야 신학 및 철학 분야 기독교수들이 전국 시군구와 교육청의 초중고 및 대학, 교회를 대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면서 교회에서도 학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교, 강의 혹은 다문화 선교학교를 개설해 인간평등 사상을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는 25년째 이주민 선교를 펼쳐오고 있는 안산 온누리 M센터의 노규석 담당목사가 나서 '모자이크 선교 공동체의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모자이크 선교회란 혈연이 아닌 신앙으로 맺어진 열린 공동체로, 온누리 M센터가 지향하는 모델이다.
이 자리에서 '다문화 차세대', '이주민 선교운동', '선교사 역파송' 등 온누리 M센터의 세 가지 중점 사역에 대한 노하우와 고충을 생생히 전한 그는 "그동안 온누리 M센터를 통해 약 1만명 이상의 외국인들에게 복음이 전해졌고 28명이 역파송 선교사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과 달리 종교의 자유가 제한된 고국으로 돌아간 이들이 현지 교회 정착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들을 위한 재정착 지원 프로그램 마련을 남은 과제로 꼽아 관심을 모았다.
노규석 목사는 "하나님의 사람을 찾아내 이들을 하나님이 원하는 리더로 키우는 것이 이주민 선교의 핵심"이라며 "결국은 사람이다. 궁궁극적으로는 이들이 한국교회와 공생을 넘어 상생하고 선교의 동역자로 함께 세워지길 기대한다"고 사역의 취지를 전했다.
한편 이날 주제 강연 뒤 이어진 100분 토론에는 백석대 강기정 교수, 여명학교 이흥훈 교장 등이 참석해 새터민을 포함한 다문화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직전 부회장인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원종천 교수를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부회장으로는 합동신대 이승구 교수 및 백석대 임원택 교수, 총무로는 한국성서대 강규성 교수가 역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