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진실규명, 교회가 행동합시다!”

기독교계, 세월호 1주기 애도주간 선포…전국교회 동참 요청

2015-04-09     이인창 기자

“수많은 종교인들이 와서 기도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기도만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애통해 하기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세상이 바뀌지 않습니다. 애절한 마음을 목소리로 내야 합니다.” (故 최성호 군 아버지 최경덕 씨)

지난해 4월 16일 304명을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주기가 돼 가지만,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은 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누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제대로 된 진상도 모른 채 눈물 마를 날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렵사리 정치권이 합의해 만들어진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도 답보 상태인 가운데, 이달 초 해양수산부는 희생자 가족이나 진상조사위와는 합의되지 않은 특별법 시행령안을 발표해 가족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계가 세월호 1주기를 보내며 한국교회를 향해 세월호의 진실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행동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주간을 보낼 것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희생자 가족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사고 전반에 대한 제대로 된 진실규명’과 ‘세월호 선체 인양’, ‘아직까지 찾지 못한 실종자 9명의 전원 수습’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성서한국, 새벽이슬 등 교계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은 4월 한달을 ‘세월호를 기억하고 실천하라’로 지키자고 한국교회를 향해 제안했다.

세월호 기독인 모임은 “4월 12일을 세월호 기억주일로 지켜 한국교회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하고, 성인과 청소년을 위한 설교문을 비롯해 대표기도문 등의 자료를 나눈 바 있다. (http://sewolchrist.org).

지난 14일 저녁 7시에는 희생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1주기 추모예배를 드렸으며, 이달 말 25일에는 진도 팽목항에서 9명의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기도회도 계획하고 있다.

대한성공회(의장주교:김근상 신부)는 8일 교단 산하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회장 앞으로 공문을 발송하고, 세월호 참사 1주기 애도주간을 12일 주일부터 18일 토요일까지 실시한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대한성공회는 참사 발생일인 16일 정오 혹은 12시 30분 전국교회와 신자들이 가정과 일터에서 일제히 추모 묵념을 드리고, 교회에서는 같은 시각 타종으로 추모의 뜻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12일 주일 감사성찬례에서도 시작 타종 때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고, 설교와 신자들의 기도, 성가와 광고시간에 추모찬양, 정의평화위원회 성명 소개 등을 실시했다. 

대한성공회 정의와 평화위원회(위원장:장기용 신부)는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선체 인양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공동체에 부과된 책임”이라며 “이는 생명 존중과 인간성, 양심을 바로 세우고 타락한 영혼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봉사단(KD봉사단, 대표회장:김삼환 목사)은 진도군교회연합회와 광주성시화운동본부, 광주교회초교파협의회와 함께 15일 오후 3시 진도 팽목항에서 추모예배를 열 예정이다.

KD봉사단은 15일 수요예배와 16일 새벽기도회 시간에 희생자 유족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15일 진도 팽목항에서 1주기 기도회를 가졌다. 

한편 8일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총무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황용대 목사)가 주선으로 4.16가족대책협의회 대표단을 만나 의견을 듣고, 전 세계 345개 회원교단과 함께 희생자 가족들의 주장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