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제사 금지 … 부모 섬김의 ‘효’ 가르쳐야”
한국개혁신학회 제113차 정기학술발표회 개최
유교사상이 깊이 뿌리 내린 우리나라에서 제사를 드리지 않는 기독교는 상대적으로 효를 덜 중요시 여긴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독교는 제사의 대안으로 ‘추모예배’를 제정했으며, 살아계신 부모에 대한 효의 실천을 강조했다.
오늘날 가족구조가 무너지고 효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커진 가운데 한국개혁신학회(회장:주도홍 교수)는 제113차 정기학술발표회를 지난 6일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열고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효의 의미를 고찰했다.
이은선 교수(안양대)는 “기독교는 4계명에 따라 살아있는 부모에게 효도를 강조하지만 죽은 후 부모에 대한 의례가 없었다. 이러한 갈등 과정에서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추도예배”라고 설명했다.
1958년 천주교는 제사에서 귀신숭배와 연결된다고 판단한 의식들을 제외한 나머지 의식을 인정했다. 죽은 조상을 위해 음식을 차리고 영정 앞에 절을 하며, 기도하는 행위를 받아들인 것.
이러한 배경에는 천주교의 교리적 영향도 작용했다. 이 교수는 “천주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습관이 있었다. 죽은 사람을 위해 기도하면, 그들이 연옥에 있는 기간이 단축되고 지상에 있는 사람들의 보속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반면 당시 기독교계는 제사를 우상숭배 규정하고 포기하면서, 신앙인들은 가족 공동체에서 추방당하고 많은 박해를 당해야 했다.
그렇다고 기독교 신앙에서는 효의 영역은 간과한 것은 아니었다. 죽은 자가 ‘살아계신’ 부모에 대한 효도를 더욱 강조했으며, ‘효도 신학’을 발전시키고 추도예배를 제정했다. 또 선교사들은 성경의 제 1,2,5 계명에 입각해 ‘효 문화 운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교수는 “교회 지도자들은 죽은 부모에 대한 제사 대신 살아 계신 부모에 효도할 것을 강조했다”며 “이렇게 살아계신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을 ‘산제사’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도예배’가 가진 한계도 있다. 가족 중심주의를 온전히 만족시키기 어려우며, 절하지 않음으로 인해 가족 간 마찰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 신앙의 토대 위에 건전한 가족 공동체를 형성하도록 돕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김성욱 박사(웨신대 역사신학)는 “선교에 있어서 토착화가 중요한 주제임에도 성경적 진리를 양보하면서까지 토착화를 시도하는 것은 기독교의 정체성을 놓치는 일”이라고 우려하고, “목사들이 성도들에게 제사 문제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분명히 하면서도 건강한 가정을 세우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