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죄인” 고백할 때 진정한 교회연합 가능

25일 ‘개혁주의생명신학과 교회연합운동’ 주제로 포럼 개최

2013-11-25     이현주 기자

보수와 진보, 교리를 넘어 ‘그리스도’ 중심으로 하나됨 고백
교회연합의 대안으로 신학교육, 강단교류 등 다름을 배워야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하여 일하는 참된 교회라면 ‘연합’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확신이 모아졌다.

백석정신아카데미와 개혁주의생명신학회는 지난 25일 방배동 백석아트홀에서 ‘개혁주의생명신학과 교회연합운동’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보수와 진보, 중도 등 다양한 의견을 통해 WCC 총회 전후로 갈라진 한국 교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성경적 연합’의 대안을 모색했다.

이날 개회예배 설교를 전한 예장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 연합이 가능하다”며 “내가 죄인이라는 고백과 끊임없는 자기 개혁이 성령을 통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중요성을 먼저 이야기한 장 목사는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은 중세교회가 하나님의 말씀보다 신학 체계를 앞세우고 그릇된 길로 가는 것에 맞섰다. 그들은 성경을 신앙과 삶의 절대 기준으로 삼고 성경 자체를 가르침으로 복음의 능력을 회복시켰다”고 전하며 “개혁신학은 우리 신앙과 삶을 성경에 비추어 보아 그릇된 것은 무엇이든 고쳐서 바로 잡는 신학”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개혁신학이 하나님과 함께 하고 성령이 임재하는 신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장 목사는 “개혁주의는 그리스도의 생명을 회복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개혁주의생명신학은 무엇보다 먼저 우리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용솟음쳐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목사는 또 “오늘날 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안에서 서로 다투며 분쟁하기 때문”이라며 나와 조금만 달라도 하나되지 못하는 한국 교회의 이기적인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며 유일한 구주로 고백한다면 나와 생각이 달라도 그를 용납할 수 있어야 하며 내가 가진 것을 포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할 때 하나됨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백석정신아카데미 사무총장 성종현 목사의 사회로 시작된 개회예배는 장훈태 교수(백석대)의 기도에 이어 축하와 격려가 전해졌다.

한국교회연합 박위근 대표회장은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 예수를 믿어 구원을 얻고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이 개혁신학의 핵심”이라며 “개혁주의생명신학을 통해 한국 그리스도의 생명이 되살아나고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신학이나 사람의 힘으로는 연합할 수 없다”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갈 때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격려사를 전한 한국장로교총연합회 권태진 목사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한국 교회를 바라보자”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영혼구원을 바탕에 두고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격려했다.

백석정신아카데미 제6회 포럼과 개혁주의생명신학회 제9회 정기학술대회를 겸해 마련된 이날 포럼은 개혁주의생명신학회 회장 김진섭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보수신학자로 알려진 한국칼빈주의연구원 정성구 박사와 한국 교회 화해를 외치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 김명혁 목사, 에큐메니칼 신학자인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가 강사로 나서 교회연합운동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각각 피력했다. 논평은 백석대 최갑종 총장과 장영일 전 장신대 총장, 백석신학대학원장 류호준 박사가 맡았다.

‘개혁주의생명신학과 교회연합운동’을 다룬 이날 포럼은 설교로부터 발제까지 “분열은 인간의 죄로 인함이며, 죄인임을 고백하고 하나님께로 나아갈 때 진정한 연합이 가능하다”는 일관된 메시지가 전달됐다. 또 교회연합을 위한 방안으로 신학교육의 통합과 강단교류 등 ‘협력사역’이 제시됐다.

김명혁 목사는 “한국 교회에 가장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은 극심하게 분열된 한국 교회 안에 화해와 평화, 연합과 협력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 일은 죄인의식을 가질 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정성구 박사 역시 종교개혁자 칼빈의 말을 인용, “우리와 의견을 달리하는 자들에게까지도 손을 뻗어 그들이 믿음으로 들어와 연합할 수만 있다면 그들과도 화목해야 한다”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중심으로 서로의 신앙을 고백하고 차이점은 배우고 공통점은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종화 목사도 “하나님 나라는 분열시키지 말자”며 “교회 분열을 회개하고 하나님 중심으로 다시 뭉치는 것이 예수님의 뜻”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교회연합의 방법으로 △신학교 교수교환과 강단교환 △장로교회의 우선적 연합 △장로교 대표적 교단의 연합신학교 설립 등 다름을 인정하는 배움과 공유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