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예술대, 여름방학 맞아 해외 단기선교 집중 전개
교회실용음악과 캄보디아 비전트립 통해 복음의 씨앗 뿌려
늦은 밤까지 이어진 기도소리 … 더 단단한 믿음 얻고 돌아왔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간. 캄보디아 깜봉잠의 작은 미자립교회에는 밤늦은 시간에도 발전기 모터 소리 사이로 간간이 통성기도 소리가 들렸다. 한여름 40도를 넘나드는 캄보디아 날씨. 불빛으로 날아드는 벌레와 모기가 가득한 예배당에는 작은 무리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10년째 그 곳을 지킨 현지인 미자립교회 목회자와 사모, 두 자녀를 둥글게 감싸 안고 소리내어 드리는 통성기도. 20살을 갓 넘긴 학생들과 인솔 교수, 선교사들은 그렇게 캄보디아 오지에서 오랜 기간 사역해온 현지인 목회자와 그 가족들을 얼싸안고 눈물로 기도 드렸다.
백석예술대에서 비전트립이 전통으로 자리잡은지도 벌써 10여 년. 몽골과 캄보디아, 태국 등 올해 총 네 갈래 길로 뻗어나간 백석예술대 비전트립 중 교회실용음악학과에서는 그동안 중국 하얼빈으로 향했던 발길을 올해 처음으로 캄보디아 푸놈펜 인근 마을 깜뽕스프와 깜뽕짬 일대로 돌렸다.
이번에 참석한 비전트립 참석자는 이정화 교수(음악학부 교회실용음악과 학과장)ㆍ곽은주ㆍ한지호 교수와 조용환 목사를 비롯해 재학생 12명과 졸업생 1명 등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팀의 한 가지 특징이라면 참가자 중 10명이 여성이었다는점.
유난히 여성 참가자 비율이 높았던 이번 일정은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7박 8일간 △깜뽕스프 10개 부족 △깜뽕짬 미자립교회 △지역공단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30여 년간 현지를 섬겨온 김선욱 선교사의 인솔로 총 12개 지역을 방문한 일행은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하루 3개 부족을 만나고, 한 곳에서 3시간 동안 함께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지난 5월부터 준비해온 찬양과 음악, 춤, 레크리에이션에서의 풍선아트와 간단한 종이접기, 핸드프린팅 셔츠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어린이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전 처음 풍선을 본 아이부터 구호품으로 받은 잠옷을 평상복으로 헤질 때까지 입고 다니는 어린이까지. 섬김의 여정에 동참한 일행들은 각기 다른 10개 부족을 찾는 발걸음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을 내려놓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역의 대상을 100명 정도로 생각했지만 주민들의 호응으로 이번에 선교팀이 섬긴 아이들은 1천여 명이 넘는다.
물과 전기도, 세면시설이나 화장실도 없던 곳. 숙소마다 5명이 붙어야 잠을 잘 수 있었고, 물 부족으로 받아 놓은 회색 빛 빗물로 세수했던 일도, 나무 바닥 사이로 밤마다 날아든 벌레와 모기가 있던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 도시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무언가를 찾을 수 있었다는 고백이다.
김희성 학생은 “보통 열악한 환경이면 불만이 터져 공동체 관계가 무너질 수 있지만 이번 비전트립은 달랐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 서로 감싸고 허물을 덮어주며 서로를 신뢰하고 의지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참가 학생들은 레크리에이션이나 함께 하는 시간 중에도 아이들을 안거나 붙잡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정화 교수는 “문화도 환경도 다른 곳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어린 학생들과 영적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봤을 땐 뭐라 말할 수 없었다”며 “그저 감사라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누가봐도 가시밭길 같았던 비전트립. 하지만 참가자 전원은 내년에도 그 가시밭길 같은 곳을 다시 방문하길 소망한다. 이유는 돌아올 때 커다란 선물을 마음에 품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돌아오는 길엔 영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진 복음의 씨앗이 뿌려져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