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논쟁 촉발, 중산층의 위기의식 반영”

교회협, 사회복지 토론회 개최

2011-03-25     최창민 기자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이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벌였다. 지난 24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강당에 모인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무상복지 논쟁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시각, 정책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했다.

토론회에서 현도사회복지대 이태수 교수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는 칼로 무를 자르듯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어느 한쪽이 옳다고 할 수 없고, 주된 원리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복지국가라는 말이 우리 사회 전면에 등장한 것은 무한경쟁 속에 던져진 중산층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며 한국 사회가 당면한 위기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국가에 대해 그는 단순히 복지 제도가 많이 보장된 나라가 아니라 그 사회의 지배적 원리나 가치, 철학이 무엇이냐고 하는 근본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어떻게 국가가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높은 수준의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또 우리 사회를 만인이 투쟁하는 위험천만한 정글로 만들 것인지, 위기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정원을 만들 것인지 물어야 한다며 경제적 능력을 따지지 않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조흥식 교수는 “파이를 키워서 나중에 나눠먹자는 이른바 파이 이론은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재원이 부족하다거나, 복지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생활의 안전망을 잘 만들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경제적 불확실성을 낮춰, 사회가 더욱 활기 있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