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이 하나님 향한 열정적인 삶을 살도록 지도한다
특별기획 - 미주 한인교회 부흥을 말하다 / 성역 50주년 맞은 퀸즈장로교회 장영춘 목사
하나님의 종으로 소명 받아 복음사역의 길로 들어선 지 50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우리나라 속담으로 볼 때 5번이나 세상이 바뀐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하나님을 향한 이 외길의 한 복판에 장영춘 목사(미국 퀸즈장로교회 담임·사진
)가 있다.
그동안 그가 이룬 발자취는 헤아릴 수 없다. 굵직굵직한 것만 모아놓아도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교회를 세워 불신자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한편 이들이 하나님을 향한 열정적인 삶을 살도록 세심하게 지도하는 데 평생을 헌신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흩어져 복음사역에 매진하는 한민족 목회자, 선교사들을 한데 묶어세우는 ‘세계한인목회자세미나’를 주도하는 등 일인다역을 충실하게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장영춘 목사는 미주한인총회 가운데 최대규모를 가진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문성록 목사)’의 기틀을 다진 기독교 지도자로 존경받고 있으며, 총회산하 직영신학교인 ‘동부개혁신학교(ERTS)’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기독교 교육가이기도 하다. 또 매스미디어를 통한 복음전도에 일찍이 눈을 떠 미주크리스찬신문이 미국전역을 대상으로 소식을 전하도록 정책을 세우는 등 교회안팎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와 숱한 기록을 만들어온 장영춘목사의 목회부흥과 사역원칙은 후배 목회자들과 후학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되고 있다.
●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말씀목회’ 원리
오늘날 성장과 부흥을 갈망하는 목회자들이 주목할 부분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말아야할 목회원칙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장영춘 목사는 처음 교회가 세워지고 목회기반을 닦는 과정에서 ‘평생 고수해야할 목회원칙’을 결정했다. 이른바 ‘말씀목회’가 그것으로, 장 목사는 그리스도를 영접한 사람이 말씀대로 살기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영적부흥은 당연히 일어나게 되어 있고, 이것은 당연히 교회성장, 즉 양적인 성장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밝혔다.
장 목사가 처음 교회를 개척한 때는 1973년 9월 어느 성도 가정에서였다. 인원은 불과 7명. 어린이 3명을 제외하면 장년은 고작 4명이었다.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목사안수 후 유학을 위해 미국에 들어간 것이 1968년이었고, 불과 5년 만에 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힘든 유학과정 속에서 사역의 길까지 겸한 그는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공부하는 것도 사역이고 목회도 사역이니 모두 주님의 일이죠.”
주목할 사실은, 73년 9월 7명으로 시작한 교회가 불과 한 달을 지나면서 40명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어 74년 2월 퀸즈장로교회 공식 설립예배를 60명으로 드리게 됐으며, 설립1주년 기념예배가 드려진 75년 2월에는 장년 180명, 유년부 70명이 출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수직성장세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민자들은 외롭고 불안하고 정서적으로나 육신적으로 고단하다는 사실을 장 목사는 예의주시했다. 특히 미국 땅에 온 자신의 갖가지 경험을 보아서라도 이민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성경’이고, ‘말씀’이라는 사실을 확신했으며 단 한 순간도 이 확신을 놓치지 않은 것이 그의 목회사역을 부흥하도록 한 원리였다.
장영춘 목사는 말한다. “부흥의 길목에는 반드시 회개가 있습니다. 심령 속에서 통회하며 자복하며 마음을 찢는 회개가 일어나야 부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 성도들에게는 그런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는 최근 목회자들이 성장을 갈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부흥과 성장을 위한 목회자들의 적용방식에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위적인 방식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개량된 프로그램들, 이것을 가르치려는 각종 세미나들 가운데 모여드는 목회자들을 볼 때마다 ‘성경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싶다고 했다. 영적 깊이 없이 이루어지는 각종 프로그램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듯 싶다.
● 성도의 삶을 깨우는 ‘철저한 교회교육’ 원리
말씀목회를 확신한 장 목사는 자연스럽게 교회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시작했다. 말씀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성도를 양육하는 것이야말로 사역자의 임무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그는 주일학교 교사와 전도사들에게 ‘전문성’을 강조해오고 있다. 교사로 임명받기 위해서는 소정의 절차를 거치도록 했고, 반드시 1년 이상 주일학교에서 보조교사로 일해야 한다는 점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교회교육에는 장년들이 핵심이다. 매주 수요일 주부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매주 화요일에는 신입교인들이 교육받고 있으며, 또 노인들(시니어)이 참여하는 성경교육도 매우 활성화돼 있는 것이 퀸즈장로교회의 강점이다.
장영춘 목사는 말한다. “어린 아기가 태어나면 자라게 돼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잘 자라도록 병에 걸리지 않는 좋은 환경과 좋은 음식을 공급해야 하죠. 교육은 바로 성장을 돕는 영양공급방식이고, 영양분은 성경말씀입니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소신있는 교육철학’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한다.
장 목사가 말하는 교회교육은 책상에서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성도들 생활 속에서 교육이 적용되도록 교회력을 목회에 적용함으로써 배운 말씀을 생활 가운데서 실천하도록 지도해온 것이다. 현대교회에서는 거의 사라지는 추세인 사순절의 경우, 특별새벽기도회를 열고 이 기간 동안에 하루 50분씩 성경을 읽도록 훈련하고 있어 2,000여 성도들은 성경읽기가 몸에 배어있는 상태다.
기독교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그가 총회직영 동부개혁신학교 운영을 자처한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특히 교회지도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어서 그가 느끼는 책임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미동부지역 한인신학교 가운데 가장 안정된 경영과 충실한 수업일수를 채우는 동부개혁신학교는 주5일 수업(주/야)과 매일 채플, 성경읽기 등으로 알찬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개혁신학교(Reformed Theological Seminary:RTS)와 연계한 박사학위 과정은 한인교회 지도자의 수준을 한층 강화시켰다는 평이다.
특히 이 신학교에는 미국신학교인 웨스트민스터신학교와 비브리컬신학교, 나약신학교 등에서 학위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 1년 동안 수학할 정도로 장 목사는 이 학교 교수진의 수준을 꾸준히 높여왔다.
교회부흥과 성장, 신앙성숙을 이룬 장영춘 목사가 지난 50년의 사역기간동안 집중한 것은 신학과 신앙이었다. 바른 신학 아래 바른 신앙이 나오고, 바른 신앙을 가진 학자에게서 바른 신학이 나온다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한 일이 없는 그였다.
● 양보 없는 ‘개혁주의 신학과 청교도신앙’ 원리
장 목사는 미국사회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문화적으로 타락하고 정치적으로도 심각한 현상들을 노출하는 과정이며, 경제적으로도 부패의 길로 가는 ‘내리막의 나라’로 설명한다. 그가 이런 평가를 내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실 미국은 청교도의 나라였죠. 하지만 실용주의가 터져 나온 후부터 문제가 야기됐습니다. 교육자로 유명한 존 듀이는 성경의 눈으로 볼 때 미국타락의 출발점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성문화 개방과 자유주의, 방종, 마약, 진화론적 교육정책 등을 야기 시킨 인물이죠.”
장목사는 또 미국 공립학교에서 기독교교육을 폐지시킨 케네디 대통령 시기를 ‘암흑기’로 보면서 “술과 마약을 팔아 부를 축적한 케네디가문이 최근 들어 파탄의 기로에 선 것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하나님과 멀어지는 정책을 편 결과 나라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 그가 보는 역사관이다. 따라서 교회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유일한 대안이 교회이기에 장 목사는 개혁주의신학과 청교도신앙을 다시 회복하는 노력 가운데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매우 강하게 설명했다.
그는 세계 한인목회자 세미나에서나 한인총회 지도자 세미나, 그리고 미국교회 지도자들과 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항상 개혁주의신학과 청교도신앙을 강조한다. 교회지도자로서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상태가 어디까지 왔느냐 하면, 예전 군목들은 기도할 때 ‘예수님의 이름으로’끝마쳤다면 지금은 그렇게 못하게 규율이 정해졌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라고 바뀐 것이죠. Jesus가 Lord로 대체된 겁니다. 어느 종교건 통용되는 ‘Lord’(주님)라는 명칭을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신앙이 떠나간 자리에 세상의 저속한 문화가 대체되고 있으니, 이 시대에 교회가 가장 유일한 대안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장목사는 반문하고 있다.
“나라없는 이스라엘은 부모 무릎에서 신앙교육을 받았죠. 학교가 없어도 신앙으로 세속의 유혹들을 견딘 것입니다. 반성할 것은 교회가 많다고 기뻐할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바른 신앙과 말씀을 가르치는 교회들이 버텨주어야 합니다. 결국에는 부흥하고 성장한다는 확신에 거하는 믿음을 목회자들이 가질 때 하나님은 부흥과 성장을 은혜 가운데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