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갑의 장(腸) 건강법(4)
대장은 맹장, 결장, 직장으로 크게 나뉘는데 그 길이는 성인이 1.5미터 정도이다. 대장은 소장보다 굵지만 그 관의 크기에 비해 관의 벽은 얇으며 대장 점막에는 소장 같은 원 모양의 주름이나 융모가 없다. 대장의 주된 기능은 물과 전해질 흡수, 그리고 대변 저장이다. 영양소의 흡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소장 점막 같은 구조는 불필요하다.
음식물로써 입을 통해 소화관으로 흘러드는 수분과 장속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의 양을 합하면 하루에 거의 10리터나 된다. 이 중에서 8할 이상이 소장에서 흡수되며 대장으로 들어오는 수분은 1~2리터라고 한다. 대장의 수분흡수 기능이 저하되면 묽은 변, 설사가 되고 너무 오랫동안 고여 있으며 수분이 과잉흡수되어 단단한 변, 즉 변비가 된다.
대장으로 들어온 소화물의 수분은 거의 대부분 흡수되어 단단한 상태의 변이 된다. 그리고 음식이 S자 모양 결장까지 도달하는 데는 12~15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실제 배변은 24~72시간 후에 일어난다. 곧 그 사이 변은 S자 모양 결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은 누구나 음식을 먹을 때는 적은 양의 공기를 함께 마시게 된다. 그 대부분은 트림이라는 형태로 밖으로 나오지만 일부는 장으로 내려간다.
소장은 거의 무균상태이지만 대장에는 많은 세균 곧 대장균, 포도상 구균, 웰슈균, 비피더스균, 유산균 등이 살고 있다. 이 장속 세균에 의해 대장의 내용물이 발효, 부패되고 가스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소량일 경우는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예를 들어 소장의 흡수기능이 떨어져 영양소가 흡수되지 않은 채 다량 대장으로 흘러들게 되면 가스가 많아져 복부 팽만감이나 복통의 원인도 된다.
장 속의 가스는 또 방귀의 재료가 된다. 방귀를 참으면 몸에 해로운 독소를 안고 있는 셈인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건 노래방에서건 방귀를 뀌어도 질식사할 사람은 없는 것이므로 억지로 참기 보다는 우선 뀌고 볼 일이다.
그래도 역시 방귀를 뀌기는 좀, 하고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실히 마음속에 새겨 두자.
장 속의 가스는 일부가 방귀로 배출되지만 나머지는 장 점막의 모세혈관을 통해 혈액 속으로 녹아들어가 최종적으로는 폐를 통해 나간다. 입으로 나오는 숨의 일부도 원래는 방귀와 똑같은 것인데 단지 항문을 통해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방귀를 싫어하고 혐오한다면 다른 사람 앞에서 숨도 쉬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
노성갑의원 원장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