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방해 딛고 부흥 주도한 '칼빈신학' 조명
한국개혁신학회, ‘제27회 정기학술심포지엄’ 개최
성경번역과 선교, 성경중심적 신학 정립에 앞장선 칼빈신학
운명적 사고방식ㆍ유교주의ㆍ샤머니즘은 개혁신앙 방해요소
한국개혁신학회(회장:권호덕교수, 백석대)가 지난 7일 오전 10시 강남중앙침례교회(피영민목사)에서 ‘제27회 정기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칼빈사상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권호덕교수와 김영한교수(숭실대)가 기조강연 및 특별강연을 진행했으며, 이정석교수(국제신대), 오성종교수(칼빈대), 소기천교수(장신대), 김요셉교수(칼빈대), 김재진교수(숭실대), 양신혜박사(베를린 홈볼트대) 등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한국교회에 대한 칼빈신학의 기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한 권호덕교수는 칼빈의 후예들이 한국 땅에 복음을 전파하는 일과 개혁주의 신학을 정착시키는 일에 어떻게 기여하고, 칼빈의 일반은총론이 한국교회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역사적 흐름에 따른 칼빈신학의 영향을 조명했다.
권교수는 “한국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쓴 초기 장로교 선교사들은 성경을 번역해서 반포하는 사역에 주력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은총의 의미를 잘 이해한 개혁파 선교사들에 의해 간접적인 전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권교수는 “한국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쓴 초기 장로교 선교사들은 성경을 번역해서 반포하는 사역에 주력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은총의 의미를 잘 이해한 개혁파 선교사들에 의해 간접적인 전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즉, 칼빈신학은 한국이 선교되기 전에 해외에서 성경을 번역하고 선교를 시작하도록 추진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은총을 사용해 선교하는 일을 돕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칼빈신학은 한국 땅에 성경중심적인 신학을 정립하는 일을 도왔으며, 나아가 이 방법으로 교회를 부흥하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권교수는 “칼빈의 신학사상이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한국 땅에 처음부터 잠복하고 있던 여러 가지 방해 요인들로 인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인들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운명론적 사고방식의 경우 칼빈의 예정론을 곡해하도록 만들어 성도들로 하여금 이원론적 삶을 살도록 만들었으며, 유교적 과거지향성은 한국의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보수주의 성향을 형성케 해 개혁신학이 활발하게 발전하고 개혁되는 일을 막았다는 것이다.
특히 “유교적 우두머리주의는 객관적인 진리보다는 인맥 위주의 이념을 형성케 함으로써 한국교회로 하여금 세속적인 정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교조주의적인 유교방식은 칼빈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칼빈을 절대화하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샤머니즘적인 사고방식은 성도들로 하여금 미신에 빠지도록 만들었으며, 자기의 이익을 위해 애쓰는 마술신앙을 형성하게 만들었다”며 이런 성향은 한국교회로 하여금 기복신학에 빠지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권교수는 “한국에 있었던 여러 가지 자연인의 사고방식이 한국 땅에 칼빈신학이 풍성하게 열매를 맺는 일을 방해했던 만큼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칼빈신학이 온전한 열매를 거두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정론을 중심으로 한 한국교회의 칼빈주의 수용’을 주제로 발표한 김영한교수는 “한국교회는 몇 명의 신학자들에 의해 예정론이 칼빈주의의 핵심사상으로 이해되어 숙명론적 차원으로 수용되었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이러한 칼빈주의 수용은 칼빈의 예정론에 대한 오해에 기초하고 있으며, 사변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예정론이란 신학적 호기심이나 사변의 대상이 아니라 경건과 외경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며 “예정교리는 신학적 사변으로써 고안해 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원하신 구원의 작정에서 나온 결실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며 예정교리의 올바른 수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칼빈의 교회론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이정석교수는 한국장로교회가 어떻게 칼빈의 ‘교회론’을 사용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지 발표했다.
이교수는 “한국장로교회는 칼빈을 신학적 창시자로 생각하고 최고의 권위를 부여하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나 논쟁에서 칼빈에게 호소하며 자기의 입장을 정당화하려고 시도했다”며 “이것은 객관적인 신학적 논의나 성경적 해결책보다 권위에 의존하는 한국교회의 전통주의적 입장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칼빈의 교회론을 가장 많이 거론한 주제는 교회 분열이었다”며 자파의 분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칼빈의 신학을 거론했지만 신사참배로 인한 한상동 계열의 분리나 합동 측의 분리, 합신 측의 분리는 칼빈의 교회관에서 볼 때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WCC를 거짓교회 혹은 거짓교회들의 연합체로 규정한 것은 칼빈의 입장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칼빈 탄생 500주년과 한국의 WCC 세계대회 유치가 겹친 상황에서 다시 한국장로교회가 분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칼빈의 관점에서도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에 WCC 문제에 대한 신학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칼빈의 직재론이 너무 목사중심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루터의 만인제사장설을 도입하여 보완하자는 주장은 매우 객관적이고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는 칼빈을 절대시할 것이 아니라 그의 오류나 부족한 점을 솔직히 지적하고, 다른 신학의 보완을 통해 한국장로교회를 발전시키는 바람직한 신학적 노력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번 정기학술심포지엄에서는 ▲칼빈의 갈라디아서 주석 연구 ▲칼빈의 신약주석에 나타난 ‘섬김’ ▲그리스도의 왕국을 위한 교회-칼빈의 종말론적 교회 이해 ▲교회의 권위로써 합의에 대한 칼빈의 이해-한국교회사에 나타난 성서영감론 논쟁을 중심으로 ▲칼빈의 루터신학의 수용 등을 주제로 성경이해에 대한 칼빈의 입장을 재정립하고, 칼빈신학과 루터신학의 차이점 및 일치점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했다.
한편, 한국개혁신학회는 오는 12월 12일 백석대 신학대학원에서 ‘제82차 정기학술 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