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통합 '어색한 즐거움' 언제까지 갈까

2007-07-06     윤영호

 

합동-통합 두 번째 임원 간담회

예장 합동총회(총회장:장차남목사)와 통합총회(총회장:이광선목사)가 지난 28일 오전11시 서울 대치동 합동총회본부에서 두 번째 공식 만남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합동총회 초청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첫 만남인 지난 3월 14일 통합총회 초청에 대한 답례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날 모임에는 양 교단 모든 정,부 임원들을 포함, 사무국장과 기관지 사장 및 편집국장까지 참석해 양 교단교류협력에 상당한 관심이 있음을 나타냈다.

이번 두 번째 만남에서 양 교단은 인사말과 설교, 기도 등을 통해 우호관계 발전을 거듭 약속했으며 양 교단의 협력이야말로 한국교회 전체를 주도하고 부흥을 이끌어내는 주효한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설교에 나선 이광선 총회장은 “우리 교단 진주노회에서는 합동 소속 교회들과 긴밀한 교류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양 교단 협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시는 성령100주년 대회를 통해 양 교단의 우의를 증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기도를 인도한 통합 서기 최임곤목사는 “주 안에서 한 형제임을 고백하고 공동의 사역을 감당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혼탁한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분별하고 올바른 영적지도력을 기르는데 하나님이 영적인 눈을 허락해 달라”고 간구했다.


이날 ‘간담회’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2차 모임에서는 눈앞에 닥친 ‘성령100주년대회’와 ‘사학법 문제’가 현안으로 다루어졌다. 하지만 깊은 토론 대신 원칙을 확인하는 선에서만 의견을 제시했다.

성령100주년 성공개최와 관련해서는 장차남 합동총회장이 “통합 이 총회장이 밝힌 ‘성령의 하나되게 하심’에 적극 동감한다”고 밝히고 “성령의 일치사역에 순종함으로 큰 역사를 이루자”고 화답했다.

특히 사학법 재개정에 대해 장 총회장은 “성령100년의 주인공인 길선주목사가 독립선언문 33명의 서명자 가운데 두 번째로 기록된 것을 보아 불의한 사회문제에도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며 “통합총회가 적극 참여하는 사학법재개정을 위해 적극 기도하겠으며 대교단의 사회현안에 대한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총회장 이광선목사도 “모든 교회의 관심사인 사학법 재개정은 한나라당이 상정해 국회본회에서 다루도록 해야 할 것이며 비록 목표한 바가 늦더라도 교회가 꼭 승리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양 교단의 이날 두 번째 모임은, 화기애애한 가운데 오찬까지 약3시간 동안 이루어졌으나, 사실은 양 교단의 입장이 조율되지 않은 채 이루어진 어색한 만남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성령100주년 대회의 경우, 순서배정에 교단입장이 반영되자 않은 점을 합동총회가 100주년대회측에 항의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 성령100주대회에 모든 프로그램을 건네 준 합동총회 입장으로서는 설교자 외에 변변한 순서배정 조차 받지 못한 것을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통합 사무총장 조성기목사(성령100주년 준비위원장)는 이날 “합동총회의 리더십으로 성령100주대회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창찬했으나, 정작 합동측은 어색하게 들렸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하나, 이번 양 교단 모임은, 중형교단들을 또 한번 자극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대형교단을 향해 교단성장운동을 벌이는 일부 중형교단들의 견제심을 자극하는 모임이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비근한 예로, 고신측과 대신측, 합신측, 합동정통측이 공동으로 목회자대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준비기도회를 마련할 것이란 소식은 바로 한국교회 대형교단들의 이번 간담회가 ‘연합’이 아니라 대교단의 패권주의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교단들의 견제를 받는 한 대형교단들의 협력은 어쩌면 또 다른 형태의 분열을 야기하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