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제36회 행정총회…오는 10월 30일부터 31일
감독회장 선거, 유권자 2만명 규모로 예측 어려워져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오는 9월 26일 ‘제36회 총회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를 통해 11개 연회의 감독과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4년 임기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감리회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감독회장 후보에는 서울연회 감독을 역임한 이광호 목사(도봉교회)가 기호 1번,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수행한 윤보환 목사(영광교회)가 기호 2번, 서울남연회 감독을 역임한 김정석 목사(광림교회)가 기호 3번을 각각 부여받았다.
올해 감독회장 및 감독 선거는 전국 각지에 마련된 연회별 투표소에서 진행되며, 선거일 당일 오후 5시 광화문 본부에서 최종 투표수를 집계해 발표할 예정이다. 감독 후보는 11개 연회에서 총 20명이 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1인이 출사표를 던진 연회는 경기연회(서인석), 충북연회(백종준), 호남특별연회(안효군) 등 총 세 곳으로 무난히 감독에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감리회는 총회 현장에서 총대가 직접 투표하지 않고, 교역자와 평신도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투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리더십을 선출한다. 지난 2021년 열린 제34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선거권자 범위를 ‘정회원 1년급 이상 교역자와 그와 동수의 평신도 대표’로 대폭 확대하면서 올해 선거권자는 2만여 명으로 수가 늘어났다. 기존 9천명 수준이었던 유권자 규모가 커지고 젊은 목회자들이 투표권을 갖게 됐다는 점에 선거 결과에 대한 예측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로 인해 유권자들이 학연이나 지연이 아닌, 정책을 보고 투표에 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참신한 후보자가 감독회장에 선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각 후보자는 최근 열린 합동정책발표회를 통해 깨끗하고 정직한 선거문화에 앞장서겠다는 다짐과 함께 교단의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앞다퉈 발표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은퇴 목회자의 노후보장을 위한 은급비(연금)의 안정적인 수급과 목회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기본생계비 마련, 연회의 통폐합을 통한 업무의 효율화 추진 등을 주된 공약으로 제시했다.
먼저 “돈을 쓰지 않는 깨끗한 선거문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힌 기호 1번 이광호 목사는 “중앙총회 아래 11개 연회, 213개 지방회를 50개 광역지방회로 개편하고, 목회자 기본생계비 100만원을 보장하고 은급기여금을 50세 이하는 면제하고 본부 이전(최소한의 기구만 가주)과 일영연수원 리모델링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전했다.
기호 2번 윤보환 목사는 ‘평신도 사회선교사 제도’의 운영을 통해, “각 분야별 전문인들을 국내 사회선교사로 임명해 사회 각 기관에 파송하겠다. 4060세대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TF팀을 구성해 각 기관의 행정정책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급부를 독립해 은퇴 목회자 120만원 지원, 미납 은급기여금 50% 감면을 약속했다.
기호 3번 김정석 목사는 은퇴 목회자에게 최소 100만원의 은급비를 지급하고 ‘은급비 대책 전문 TF팀’을 구성해 재정 전문가 투입을 통한 수익 창출을 제안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일영연수원의 장묘사업 진행, 광화문 빌딩 매각을 통한 본부 이전과 구조조정 등을 통한 수익 창출 계획을 밝혔다.
선거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이미 두 번에 걸쳐 금권선거 논란으로 감독회장의 직무가 정지되는 사태를 경험한 감리회가 올해 선거에도 사회법 소송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벌써 서울남연회와 동부연회 입후보자에 대해 2건의 직무정지가처분이 제기됐으며, ‘감독회장, 감독 선거 실시중지 및 후보 등록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선거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회 재판에 대한 불신으로 교단법이 아닌, 사회법에 호소하고 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교단 내 자정 능력을 키우는 노력이 요청된다.
한편 감리회는 매년 감리회 헌법인 교리와장정을 개정하는 입법총회와 행정업무 전반을 다루는 행정총회를 번갈아 연다. 올해 제36회 총회는 행정총회로 열리며, 10월 30일부터 31일로 예정되어 있다.